산은, 말로만 중소기업 지원?…키코 배상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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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말로만 중소기업 지원?…키코 배상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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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홀로 은행협의체 불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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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 자율보상을 위한 은행협의체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은 결국 불참했다.

산은은 정부가 지분을 100% 보유한 국책은행으로 정책금융이 주된 역할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취임부터 벤처 및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해왔으나 키코 배상안을 거부하며 '표리부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 거부 의사를 통보했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이하 키코공대위)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이 나왔을 당시 국책은행인 산은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산은은 키코 손실액을 배상할 경우 주주이익을 해치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이를 거부했다. 이어 산은은 은행협의체에도 불참했다.

앞서 산은은 일성하이스코와 칼링크, 효성전기와 키코 상품을 계약했다. 이중 산은은 일성하이스코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월까지 키코 상품을 거래해 123억원 규모의 손실을 끼쳤다. 그나마 일성하이스코는 분쟁 조정 대상 기업 4곳에 선정돼 28억원의 배상을 받았다.

반면, 칼링크와 효성전기는 배상을 받지 못한 채 각각 42억원과 122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조붕구 키코공대위 위원장은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산은이 키코 사태로 쓰러진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말만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한다고 떠든다"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금감원의 권고안을 거부했다는 것은 국가기관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산은이 금감원 피감기관이라는 점을 등에 업고 키코 사태에 대해 '배째라'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및 기업은행까지 △신규사업 △상품판매 등에 대한 인허가권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산은은 감사원에 감사를 받는 기관으로 굳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한국GM 사태 등을 통해 산은은 '우리가 아니면 국내 산업을 누가 구조조정하고 지원하냐'는 입장이다"며 "산은 자체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는 집단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관련해서는 외부 법률법인의 자문을 받았는데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보니 심사숙고를 했지만 자율조정이 강제성이 없는 배상이 실질적으로 어렵다 판단했기에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절차라는 게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일부의 지적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협의체에는 키코 판매 은행인 11곳 중 10곳이 참여했다. 협의체 참여를 고심했던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막판에 참여의사를 밝혔고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씨티 △SC제일 △HSBC △DGB대구은행 등 대형·외국계 은행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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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숙 2020-07-07 13:48:42
키코는 세계가 다 사기라고 판명난 사건이다. 대법원 적폐판사들 매수해 무죄판결 받았다고해서 은행들의 사기짓을 덮을수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산업은행은 각성하라~~
키코 때문에 무너진 중소기업인들 주주들의 눈물이 보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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