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자본확충 시동…하반기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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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 자본확충 시동…하반기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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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IFRS17 영향에 추가 발행 수요 몰릴 것"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1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하반기 후순위채 발행을 재개할지 이목이 쏠린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4일 1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발행한 후순위채는 10년물로 금리는 연 4.3%다. 이번 발행은 자기자본(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순위채권은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을 늘리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유상증자지만 재무구조가 부실한 금융기관의 경우 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자율이 높은 후순위채권을 발행한다.

푸본현대생명은 전체 자산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시장·신용위험액은 작년 3월 말 1747억원에서 작년 6월 말 2432억원으로 685억원 증가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향후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강화되는 점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자본건전성 강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건이 악화된 데 따라 자본확충을 망설여왔다. 지난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던 보험업계는 올해 6000억원 수준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데 그쳤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 4월 900억원 규모로 진행했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만을 확보하며 절반 수준의 미달을 내기도 했다. 앞서 신한생명과 동양생명도 상반기 중 3000억원과 3억달러 수준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으려던 계획을 하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이는 수요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본확충을 단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칫 수요예측이 미달로 이어질 경우 이자비용 부담과 평판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하반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잦아들면 분위기가 반전될 전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금융당국의 RBC 권고 기준인 150%를 가까스로 상회하는 업체들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추가 발행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이달 말부터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리스크를 요구자본에 반영하는 비율이 기존 70%에서 100%로 상향 조정될 경우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 금융당국은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퇴직연금 시장·신용위험액을 RBC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적용이 1년 미뤄진 만큼 아직은 자본확충을 위한 여유가 남아 있다"며 "향후 금리 레벨과 국내외 투자자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발행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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