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알바생 고혈로 성장"…거리로 나온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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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 알바생 고혈로 성장"…거리로 나온 노동자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23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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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승승장구' 발표 이면엔 차별대우…본사와 의견 대립
한국맥도날드 크루들이 본사 근로계약 위반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화연 기자)
한국맥도날드 크루들이 본사 근로계약 위반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화연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맥도날드야, 그만 좀 빨아먹어라! 코로나가 아니라 힘들어서 죽겠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버거를 담아 주는 종이 봉투를 머리에 쓰고 거리로 나왔다. 서울 한낮 기온 35도. 기록적인 폭염에도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부당 대우' 때문이다.

신변 노출 시 해고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왔다는 노조원들은 한국에서 써 내려간 '맥도날드 신화'는 직원들의 강도높은 노동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한국맥도날드 분회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근로계약 위반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크루'라고 불리는 매장 직원 8명과 자문 노무사가 참석했다.

신정웅 노조위원장은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크루의 사례를 들어 본사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형태로 근무 중인 A씨는 주당 22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최근에는 11~12시간으로 줄었다. 어느 주에는 7.5시간을 배정 받기도 했다. 매니저에게 근무시간 조정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근무시간표 상 다른 크루는 20시간에 달했다며 특정 개인에게 차별적 대우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기존에 140만~150만원을 받다가 현재는 급여가 반으로 줄어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노조 측은 또 이와 별개 사안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력 감축을 주장했다. 2월 둘째주부터 근무 인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바람에 크루 1명이 2~3명 분량을 소화하게 돼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신정웅 노조위원장은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올해 1~4월 누적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9% 상승했으며 이는 베스트 버거, 고객 편의성 플랫폼 덕분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며 "이는 현실과는 다르다"고 호소했다.

발언하는 노무사(사진=이화연 기자)
노조는 근로계약 위반 및 부당대우 사례와 관련해 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할 계획이다.(사진=이화연 기자)

한국맥도날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인력 감축은 없었으며 근로기준법상 기준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본사 측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무시간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코로나19 이전인 1월과 비교해도 오히려 늘었다. 또 근무 스케줄은 근로자들 간의 형평성과 매장 상황을 고려해 당사자와 협의해 반영하고 있다며 노조 측과 상반되는 주장을 펼쳤다.

근무시간은 물론 시간제 근로자 인원 수도 1만3000명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하며 현재도 지속 채용 중이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근무 인원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주장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평균값으로 보면 크루의 근무 시간이 오히려 늘었다"며 "노조 측이 제시한 사례가 어느 지점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의 사례가 1만3000여명의 크루 입장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A씨 사례와 관련해 관할 노동청에 '체불임금 및 근로계약 위반'으로 진정서를 접수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노조 측 자문을 맡고 있는 홍종기 노무법인 삶 노무사는 "맥도날드는 노동자와 근로시간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늘리거나 거의 대부분은 축소한다"며 "심지어는 주휴수당, 연차휴가는 물론 퇴직금을 받는 기준인 15시간 미만으로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홍 노무사는 민법 538조를 들어 "합의 없는 근무 시간 조정은 전부 무효이기 때문에 노동자가 받지 못한 임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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