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로 침수된 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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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로 침수된 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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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체가 물난리로 그야말로 난리를 겪고있다. 아니 지구 전체가 총체적 자연 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해야 맞는 말일 것이다. 지구의 북반부에서는 폭설과 강추위로 남반부에서는 폭우로 인한 몸살을 앓고있다.

 

2011.01.27

 

 

 

대홍수로 침수된 퀸스랜드

 

 

호주전체가 물난리로 그야말로 난리를 겪고있다. 아니 지구 전체가 총체적 자연 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해야 맞는 말일 것이다. 지구의 북반부에서는 폭설과 강추위로 남반부에서는 폭우로 인한 몸살을 앓고있다.

 

호주 퀸스랜드주를 비롯 시드니 북부의 New South Wales 일부와 Victoria 주 멜보른 북부의 부락들이 물에 잠겨 버렸다. 특히 필자가 살고있는 퀸스랜드주는 전체 면적의 약 75%, 독일과 프랑스를 합한 크기의 면적, 남한의 13배 크기의 지역들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는 단순히 홍수라고 한마디로 표현 하기에는 그 피해 규모가 너무나 크다. 광산과 소 농장들이 산재해 있는 중부 퀸스랜드의 대부분의 마을들이 완전히 물에 잠겨 버렸고 이 폭우가 점점 남하하면서 자동차로 브리스베인에서 약 9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한국의 파주시와 자매도시이기도 한 투움바 시 근처의 한 마을이 사상 초유의 내륙 쓰나미(Inland Tsunami)로 많은 인명과 가축들이 피해를 입었고 마을 전체가 이 내륙 쓰나미에 쓸려 가 버렸다. 어떤 마을들은 물이 빠질 만 하면 또 다시 폭우가 쏟아져 제방이 터지고 또 물이 빠질 만 하면 또 비가 쏟아 지고를 반복하면서 열흘 동안에 세 번 이상 침수된 곳들도 있다.

 

 

모두들 설마 수도인 브리스베인 까지야 하고 생각 했던 일들이 서서히 눈앞에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두려움에 싸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브리스베인 경계로부터 60Km지점에 있는 古都 Ipswich水魔에 삼켜져 버렸고 쏟아진 暴雨 때문에 더 이상 수용 한계를 견디지 못한 브리스베인 최대의 와이벤호 댐이 방류를 시작하면서 브리스베인의 도시 일부와 주로 브리스베인 강 주변의 68개 주택지가 물에 잠겨 버렸다. 뿐만 아니라 물에 잠긴 동네에 인접한 곳 까지도 전기 누전의 위험을 고려해 단전이 됨으로써 브리스베인의 많은 주택지가 암흑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사상 최초로 브리스베인 도시가 출입 금지가 되어 대부분 도시에 사무실을 둔 정부, 사기업 종사원들이 휴가 아닌 휴가를 받게 되었다. 호주의 모든 TV, 라디오 방송들은 모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브리스베인에 상주하면서 연일 홍수피해에 따른 도로 침수상황과 주민 대피소 안내 등 실시간 중계를 계속했다.

 

 

여기서 호주 정부와 국민들의 재난 대처방식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100년만의 대 홍수로 세계 철강 생산용 석탄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는 중부 퀸스랜드주의 탄광들이 채탄을 못하게 되고 수송용 철도가 모두 물에 잠겨 버리는 바람에 하루 2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그렇듯 넓은 농경지의 침수로 슈퍼마켓에는 과일과 채소를 비롯 거의 모든 식료품들이 동이 나 버렸다. 세계적인 농업국가중의 하나인 호주가 농산물을 해외에서 긴급 수입하게 되기까지 사태가 악화된 것이었다. 이를 미리 예상한 정부당국에서는 특히 퀸스랜드주 수상은 브리스베인 북부 도시 분다버그에서 첫 홍수 피해가 나기 시작 할 때부터 모든 통산적인 업무들은 해당 장관들에게 일임하고 긴급재난구조 담당 장관과 경찰청장, 재난구조청 청장만을 대동하여 침수가 시작된 지역부터 침수예상 지역등에 상주 하면서 실시간 생중계 되고 있는 4개의 공중파 TV에 매시간 현재상황을 직접 주민들에게 브리핑 해 주고 필요한 조치들을 알려주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동한 장관과 함께 자세한 안내를 계속했다. 그 옆에는 연방 수상이 호주군 최고 사령관과 함께 서서 재난을 당한 퀸스랜드 주민들의 안전과 조기 복구를 위해 모든 지원책을 동원하고 있다는 위로와 격려를 계속했다.

 

 

아무리 100년만의 대 재앙이지만 이렇듯 수상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보름이상 계속되고 있는 침수상황을 매시간 주민들에게 직접 브리핑 해주고 그 많은 공중파 인터뷰에 일일이 응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몸소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과연 권위의식과 근엄함의 상징인 한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어 참 부러움이 일어났다. 대통령의 위치에서 시장경제에 맡겨 둬야 할 물가까지 일일이 간섭하면서 장관이나 국장들의 몫을 스스로 챙기는 한국의 대통령이 과연 이런 자연 재앙에 직면하여서도 각 부처 국∙과장의 일들까지 같이 챙길 여유가 있을까?

 

공중파 TV 방송들은 서로 합의하에 1개의 채널에서 긴급 퀸스랜드 수재의연금 모금 생 방송을 시작하여 두 시간 만에 목표로 했던 3천만 불을 거뜬히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호주의 타 주로부터 자원 봉사자들이 퀸스랜드의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속속 도착했다. 물론 모두 자비를 들여 비행기로 도착한 것이다. 육로들은 모두 침수되어 항공편만이 유일한 교통 수단으로 남은 것이다. 이런 것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광경들이다. 나를 감동케 한 것은 주민들의 태도였다. 집들이 완전히 물에 잠겨버려 온 재산을 잃게 된 슬픔이 오직 했을까? 눈시울이 붉어 지면서 울먹이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모두들 당국에서 지정해 준 임시 대피소로 옮겨졌고 임시대피소에는 위생까지 감안한 새 매트리스와 담요, 음식 등이 지체 없이 공급 되었다. 임시 대피소엔 각처에서 몰려 든 자원 봉사자들로 북적거렸다. 한반도 전체의 38배 크기에 겨우 서울, 경기도를 합친 인구밖에 되지않는 인구부족의 나라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의 자원 봉사자들이 손발 벗고 나섰다. 호주군 총사령관은 긴급 수재복구대장으로 임명되어 퀸스랜드주 수상과 함께 물이 빠지기 시작하는 지역마다 나타나 군인, 자원 봉사자들을 격려하며 주민들의 복구 활동을 돕고있다.

이런 대재난을 당하고 보니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의연함과 함께 주민속에 뛰어들어 주민들과 고통과 극복의 시간을 함께하는 최고 집권자들의 진정 어린 활동이 돋보였다. 표를 의식하여 선거 때만 "국민 속으로" 당선되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우리의 선량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느낌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 100년만의 대재앙을 완전 복구 하는 데는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아직 확신을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기예보가 빗(?)나가 침수 된지 보름정도 후부터 지금까지 보름이상 비가 그치고 브리스베인 특유의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그나마 청소작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악취가 진동하던 침수지역에 쌓인 오물과 쓰레기, 못 쓰게 돼버린 가재 도구들의 제거 작업이 예상보다는 훨씬 빨라지고 있다.

 

이번의 대재앙을 회복 하는 데는 몇 년의 시간과 함께 30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연방수상은 "긴급 수재 복구세" 를 한시적으로 전국민에게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반대하는 야당과 법안 국회통과를 위한 현 줄리아 길라드 총리 취임 후 최초의 대 격돌이 예상 되고 있다.

 

이번의 수해로 인해 지하자원 수출과 농∙목축업에 기반을 둔 호주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를 어떻게 위정자들이 대처해 나갈지 지켜 볼 일이다. 주로 강 주변의 마을들이 침수가 되고 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해를 피해 갔다는 점에서 이제 강가에(Riverside) 집을 갖는 것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호주 인들의 생각이 완전히 변해 버릴지도 두고 볼 일이다.

 

 

필자소개

 

 

1946년 경남 진주 출생. 성균관 대학교 영어 영문학과 졸업.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로 활동, 럭키화학과 럭키개발에서 근무했다. 1989년 호주 브리스베인으로 이주한 뒤 호주 퀸슬랜드 주 정부 개발성 해외투자담당 상임고문과 초대 퀸슬랜드 주정부 한국 무역및 투자대표부 대표(2000. 12- 2009. 4)를 거쳤다. 현재는 호주 East West Park Lines사 Projec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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