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태풍' 맞은 유통·패션업계…임금 삭감에 부동산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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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태풍' 맞은 유통·패션업계…임금 삭감에 부동산 매각까지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21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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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광교점 (사진= 한화갤러리아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내로라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풍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유통·패션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줄줄이 임금 삭감과 휴직을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행동은 수익구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지주 임원들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급여의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급여의 50%를, 백화점·마트·슈퍼 등을 운영하는 그룹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 임원들도 같은 기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한다.

앞서 롯데호텔 임원들도 지난 2월 코로나19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6월까지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창사 이래 첫 무급 휴직에 돌입했다. 롯데는 지난 8일부터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근속 기간과 상관없이 무급휴직자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하는 직원들은 20일과 30일 휴직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시행 기간은 다음 달 1일부터 올해 연말까지다.

홈플러스도 지난 17일 열린 임원 회의에서 부문장 이상 임원은 3개월간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 강세로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겹치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아울러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면세점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또한 한 달 단위의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패션업계도 코로나 악재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코오롱FnC)은 이달부터 6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또 코오롱그룹의 패션 부문 총괄인 이규호 최고운영책임자를 비롯한 전 임원이 연봉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도 최근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고 임직원 임금도 줄이기로 했다. 정리 대상이 된 건 빈폴스포츠와 빈폴액세서리다. 빈폴스포츠는 사업을 아예 접었고 빈폴액세서리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임원은 임금의 10~15%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한 다음 달 1일부터 전 직원 근무 체계를 주 5일에서 주 4일로 전환한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는 유통업계가 잇달아 오프라인 점포 매각에 나서고 있다. 영업으로는 만회하기 쉽지 않은 손익 개선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며 향후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개장한 백화점 '갤러리아 광교' 건물을 매각 후 재임차하기로 하고 최근 국내 투자자문사들에 제안요청서를 보냈다. 앞서 지난 2월 천안 센터시티 역시 매각 후 재임대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에 13개 매장을 매각해 재임대하면서 9500억 원을 확보했고 올 초에는 스타필드를 지으려던 서울 마곡동 땅을 8000억 원에 처분했다.

회계상 연간 5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홈플러스는 알짜 매장 3곳을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업계 적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존을 위한 전향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만큼 현금 확보와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구조조정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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