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남북관계'…두 손든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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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남북관계'…두 손든 금융권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18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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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악화일로에 금융권 사실상 '백기'
사진=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진행되면서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의 남북경협 TF(태스크포스)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앞서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8년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발 빠르게 남북경협 TF를 구성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남북 금융협력 지원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전략기획부 등 8개 부서와 경영연구소를 참가시켰다. 이에 대북 관광사업, 사회간접자본 구축 사업,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 등을 검토했지만 이후 논의된 것은 없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북한 개성특급시 은행'이라는 '우리은행 개성공단' 영업점을 운영했다.

지난 2012년까지 개성공단에 입주해 영업을 진행했고 주된 업무로는 환전과 예금 입·출금 등이었다. 더불어 개성공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여신도 취급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우리은행 개성공단'도 철수했다. 현재 '우리은행 개성공단' 영업점은 우리은행 지하 본점에 여전히 위치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난 후 은행이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철수 했다"며 "여전히 본점 지하에 임시 점포가 설치돼 있다. 이는 해당 영업점과 거래하던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지주 및 계열사 전략담당 부서가 참여하는 북한 관련 TF를 설치하여 KB경영연구소 내 북한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북한을 조직적으로 연구하고 자문, 운용하기 위한 계획도 세웠지만 결국 무산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여전히 KB경영연구소 내 북한연구센터가 존재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금융사업 준비 등은 현재로써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남북경협 관련 조사 및 금융지원 등을 위한 컨트롤타워 그룹협의체를 발족했다. 하지만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신한은행 내에 설치된 '남북경협금융 랩' 또한 활동을 접은 상황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북한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후 진전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남북 하나로 금융사업 준비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를 철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스터디 형식으로 준비를 했지만 대북제재 등을 고려했을 때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남북협력자문위원회 확대 및 신규 기금설치를 위해 해당 인력을 대규모로 증원했지만 현재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IBK기업은행도 IBK경제연구소 아래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해 개성공단 진출과 남북경협에 대비했지만 이후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남북관계가 진전됐을 때에도 북한에 대한 국제적 경제제재 때문에 논의만 진행되고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진 것은 없었다"며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국내 수익이 정체되니 북한도 외국의 개념으로 봤지만 과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이 중단됐고 국제관계라는 변수가 크다보니 현실적인 이익창출 등에 대한 기대가 낮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부가 남북화해 무드라는 것을 부채질했고 금융지주나 시중은행들이 여기에 맞장구를 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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