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경고등 점등이 원인불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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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경고등 점등이 원인불명이라고?
  • 김종훈 한국 자동차 품질연합 대표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02일 09시 26분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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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거주하는 여성 소비자는 새로 출시된 하이브리드 SUV(다목적승용차)를 구입하였다. 인수한지 이틀 만에 주유를 하고 나니 계기판에 엔진경고등이 점등되었다. 두려운 마음에 근처 자동차회사 부분정비업소를 방문하여 점검한 결과 원인은 모르겠으나 주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경고등을 삭제해주었다.

며칠 후 주유를 하고 한 시간이 지난 뒤 두 번째 엔진경고등이 들어왔다. 다시 정비업소를 가서 스캔을 하니 지난번 점등되었던 것이 완전히 소거가 되지 않은 거라며 삭제해주었다.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주유 캡 오링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당일 저녁에 시동을 걸자 엔진경고등이 또 들어왔다.

다음 날 지정 정비업소에 가니 대기차량이 많다며 기다리라고 해서 근처 다른 정비업소를 찾아갔다. 차를 맡겨야 한다고 해서 맡겨놓고 퇴근 후 차를 찾으러 갔는데 배선을 교환하였다고 했다. 수리 당일 저녁을 먹고 시동을 걸었는데 4번째 경고등이 들어왔다. 다음 날 항의를 하니 경고등이 떠 있는 상태에서만 진단이 가능하다며 더 타다가 경고등이 들어오면 다시 점검하겠다고 하였다.

왜 이런 차를 왜 팔았냐고 항의를 하자 엔진오일 교환 쿠폰을 챙겨주겠다는 답변이었다. 며칠 후 다시 경고등이 들어왔다. 제작사 정비업소에서는 본사 품질 팀과 연구소 직원들이 와서 차를 진단하기로 했다며 차를 다시 맡길 것을 부탁하였다. 점검을 하였지만 역시 결과는 원인불명이었다.

원인규명을 위한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차에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가 경고등이 들어오면 버튼을 눌러 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여태껏 차를 제대로 고치지도 못하고 점검하면서 대여차도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는 평소 하던 일도 보지 못하였다. 차량을 인수 받은 지 3주 동안 엔진경고등이 5회나 점등되어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어 차량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였으나 갖은 핑계를 대면서 응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자동차회사는 장시간 방치 후 초기 시동을 할 때 연소가 불안정하여 운행 중에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 후속조치로 연료분사장치인 인젝터(Injector)를 교체하여 주었다. 결국 인젝터 문제인 것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여 아무 잘못 없는 소비자만 골탕을 먹인 셈이다.

구입초기부터 엔진 경고등이 들어와 4번이나 수리를 하였으나 결함이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엔진 경고등 점등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자동차제작사는 하는 수 없이 소비자의 요구대로 응한 사례도 있었다.

자동차는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 특히 요즈음 차량은 각종 센서 등으로 이루어진 안전장치나 편의장치, 주행보조장치가 복잡하게 장착되어 고장이 났을 때 결함원인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소비자 불만이나 결함시 원인규명을 해야 할 주체는 자동차회사다. 차를 만든 회사가 고장이나 결함원인을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조치 또한 소비자에게 불편이나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완벽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자동차에 결함이 발생하면 여러 변명으로 소비자를 골탕 먹이기보다는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는 솔직한 고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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