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서 주도권 경쟁 '속도'…접근성이 관건
상태바
인증서 주도권 경쟁 '속도'…접근성이 관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핀테크사, 공인인증서 폐지 '수혜'…기존 플랫폼 활용한 서비스 재정비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열고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의 구별을 없애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그간 독점하던 자격을 잃는다. 공인인증서는 일종의 '전자 신분증'으로, 지난 1999년 인터넷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정부 기관에서 민원서류를 발급받거나 온라인 금융 거래를 할 때 본인 인증을 위한 용도로 처음 도입됐다.

이에 핀테크 업체들은 인증서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6일 한국전자인증과 인증서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인증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전자인증은 금융기관과 정부기관 등 인증서가 필요한 기관에 토스인증서를 공급할 예정이다.

5월 말 기준 토스의 누적 발급 인증서는 1100만건이 넘는다. 또한 토스는 지난 2018년 11월 수협은행에 인증서를 발급한 이후 올해 삼성화재, 더케이손보, KB생명 등 대형 금융회사와 잇달아 계약을 맺었다.

6월 중 토스인증서를 도입하는 금융사가 2~3곳 추가될 예정이다. 토스인증은 금융기관의 상품 가입시 토스앱을 통해 지문 등 생체인증이나 PIN번호로 본인 인증을 간편하게 마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6월 첫 선을 보인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이달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공개키기반구조(PKI)의 전자서명 기술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달 기준 도입 기관은 100곳을 웃돈다. 서비스는 △국민연금공단 '앱 로그인 수단' △삼성증권 '온라인 주주총회 투표시 인증수단' △KB증권 M-애이블 앱 '로그인과 주식거래 인증 수단' 등으로 쓰이고 있다.

보안 중심의 핀테크 업체 아톤은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힘을 합쳤다. 이들은 본인인증 앱인 '패스(PASS)'를 연계해 사설인증서를 발급한다. 이통3사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본인 인증 수단을 패스로 통합했다.

패스 인증서는 간편하고 빠른 발급이 장점이다. 앱 실행 뒤 6자리 핀(PIN) 번호를 입력하거나 생체인증을 하면 1분 안에 발급이 가능하고, 휴대전화만 입력하면 바로 전자서명을 할 수 있다.

이통사와의 협업에 힘입어 패스 인증서는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9개월 만인 올 초 발급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고 지난달 말에는 1300만건을 기록했다. 현재 제휴처는 동양생명보험과 미래에셋대우, KT 등 3곳이지만 시일 내로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톤 관계자는 "전자서명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점으로 여러 대형 보험사들과 공공기관에서 문의가 왔다"며 "조만간 기관 추가 도입을 알릴 듯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뒤늦게 참전해 핀테크사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증 서비스 제휴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른 업체와의 차별점은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에 인증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네이버 아이디를 연동한 서비스다. 여기에 한층 보안이 강화된 2중 보안 장치로서 인증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전자인증서 진출 기업 대부분이 이미 플랫폼을 구축한 대형 업체이므로 보안과 기술력 수준은 비슷할 것"이라며 "개인 및 기관 고객들을 유치하려면 제휴처를 확대하는 등 상품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