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2000억 유상증자...초대형 IB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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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2000억 유상증자...초대형 IB '성큼'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28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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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3조9200억 달해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메리츠증권이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지난해 말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추가로 자본 확충에 나서 자기자본을 4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5865만1026주로, 신주 발행가액은 3410원이다.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2020년 6월17일이다. 3자 배정 대상자는 메리츠금융지주다. 메리츠증권이 최대주주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재무건전성과 대주주의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증권사의 자본 적정성을 가늠하는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은 3월 말 기준 151.3%에서 159.7%로 8.4%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NCR이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의미다. 신(新)NCR 기준으로 하면 903.6%에서 1052.2%로 개선된다.

초대형 투자은행(IB) 기준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제하고 이번 유상증자 2000억원을 더하면 메리츠증권의 자본금은 3조9200억원 수준이 된다.

이번 유증으로 NCR이 개선되면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국내 부동산과 해외 대체투자에서 익스포저(위험 노출) 부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의 3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5조2000억원, 신용공여성 우발부채 잔액은 8조원으로 신용 익스포저 규모가 자기자본의 334%에 이른다. 상당 부분이 부동산PF 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로, 부동산경기 하락시 유동성 및 신용위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조정유동성 비율이 80%대에 불과해 우발채무 현실화에 따른 유동성 위험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증자로 NCR 개선 및 초대형IB 수준의 자본 확충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향후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상증자 규모가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분의 1 미만이고 성장 기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과거에도 증자 이후의 효율적 자본 활용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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