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수 99% 급감에도 추가 지원 '깜깜'…주름살 깊어지는 면세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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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수 99% 급감에도 추가 지원 '깜깜'…주름살 깊어지는 면세업계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26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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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면세점
사진= 롯데면세점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매달 수백억원의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면세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 감면을 두고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끊긴 가운데 올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인천공항의 지난달 국제선 출발 여객 수는 3만264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99% 급감했다. 이에 따라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3사의 지난달 인천공항 매출액은 500억 원으로 줄었다. 이는 전년 동월(2500억 원) 대비 80%나 감소한 규모다.

현재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주 4일 근무를 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는 인천공항 면세점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앞서 인천공항공사와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5일 다섯 번째 간담회를 갖고 면세점 임대료 추가 인하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과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호텔신라 TR(면세) 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감면 확대 등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조속한 시일 내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은 그동안 임대료를 추가 감면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서 공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된 지난 3월부터 면세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태도 변화를 보였다. 앞서 내놓은 임대료 감면 폭을 20%에서 중소면세점 수준인 50%까지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주 중 발표될 것이란 업계의 예상을 깨고 추가 인하 대책 발표는 계속 미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납부하는 임대료가 줄어들 경우 정부 예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조 원을 넘었다. 이는 전체 공항 수익의 65% 이상, 전체 임대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인천공항의 대주주인 기재부가 연간 순이익의 45%가량을 배당금으로 가져가는 구조여서 임대료 인하는 곧 정부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업계는 지난달 기준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지난해 4월에 비해 99% 급감한 만큼, 임대료 추가 인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올해 1분기 대기업 3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면세점에서만 영업손실 490억 원을 내 20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 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1분기 영업익이 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4월 이후 매출이 거의 없어 이대로라면 각사마다 1000억 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며 "정부가 면세점 현실에 맞는 빠른 의사결정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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