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정부 부동산 금융 규제 앞두고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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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정부 부동산 금융 규제 앞두고 '전전긍긍'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18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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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와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증권사들의 큰 수입원 중 하나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었다. 증권사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부동산 PF 등 국내외 개발사업에 자기자본 이상으로 채무보증을 할 수 없게 돼 수익성 급감이 불가피 하게 됐다.

부동산PF는 건설사가 건설사업을 시행할 때 향후 완공될 건물이나 땅의 가치를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증권사들은 관련 딜 침여와 대출로 돈을 벌어왔다. 증권사는 채무보증을 서주고 2~4%대 수수료를 받는다. PF유동화증권이 팔리지 않을시 증권사가 이를 매입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자산유동화증권 신규발행추이는 지난해 12월 13조원까지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감하면서 지난달 5조원대 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금리변동성 확대로 기관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풀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려 상대적으로 부동산 PF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신규 PF규모는 3월부터 크게 감소했다"며 "조달비용 상승과 함께 실사가 어려워진 탓"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실제로 1월과 2월에 신규 PF규모가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말 증권사 채무보증 잔액은 크게 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먀 "자산유동화증권 전체 발행량도 3월을 기점으로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PF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부동산 PF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내 23곳 증권사 중 4월 신규 부동산 PF를 발행한 곳은 없었다. 증권사들은 현장 실사를 중단한 상태이며 일부 증권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내부적으로 신규 PF 거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신규 PF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다. 증권사 기업어음(CP) 금리가 종전 1.5% 수준에서 최근 2%대 중반까지 상승하는 등 조달비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달비용이 상승하면 부동산PF 관련 수익률이 낮아진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시장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도 악재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은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개최하고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익스포져 건전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증권사 자본건전성 관리를 위해 증권업계의 과도한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계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부동산PF 등 국내외 개발사업에 자기자본 이상으로 채무보증을 할 수 없다.

정부는 향후 개별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고 순자본비율(NCR)에 반영되는 신용위험액 산정 시에 PF 채무보증에 대한 위험값을 기존 12%에서 18%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또 시행일로부터 올 연말까지 120%, 내년 6월 말까지 110% 등 단계적으로 한도를 축소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시장에서 PF유동화증권이 잘 팔리지 않아 증권사들이 채무보증 형태로 떠안고 있어 유동성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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