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기업 점점 없어지나…패션업계, 이종 산업 진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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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기업 점점 없어지나…패션업계, 이종 산업 진출 박차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17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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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국내 의류업체들이 화장품, 식품 등 이종 산업에 진출하며 영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업황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매출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신(新)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패션 외길'을 걷던 한섬까지 최근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 한섬은 최근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내년에 첫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무려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클린젠은 서울 첨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업체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한섬은 자사가 가진 고급 이미지와 클린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1조5000억 원 규모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 반응이 좋은 경우 색조화장품·향수·남성용 화장품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신장하고 있지만 아직 코스메슈티컬을 대표할만한 국내 브랜드가 없다"며 "패션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접목할 경우 브랜드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류업체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패션업계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 1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의류업체 중 화장품 사업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비디비치의 성장에 힘입어 화장품 부문은 지난 2014년 113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3680억 원까지 커지고, 영업이익은 전체의 80%를 차지할 만큼 알짜배기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또 바이레도, 딥디크 등 해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자체 브랜드 연작을 2018년 론칭하며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생활문화기업 LF는 가장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지난 1월 주방 간편식(HMR) 브랜드 모노키친 온라인몰을 론칭하고, 최근에는 자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 LF몰에도 입점했다. 지난해 말에는 육가공 제조업체 엘티엠푸드를 인수하는 등 식품 영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아울러 뷰티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남성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를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 429'를 선보였다. 당초 헤지스 매장 판매용으로 만든 브랜드였지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모으면서 현재 CJ올리브영 등 유통채널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추가 출시하며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업을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라며 "화장품은 의류보다 마진률이 좋고 해외 진출이 유리하다는 점이 있지만 국내 화장품 시장은 개발생산(ODM) 장벽이 낮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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