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자본 건전성 위기·CEO 임기 제동 '이중고'
상태바
NH농협생명, 자본 건전성 위기·CEO 임기 제동 '이중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분기 전망도 '불투명'…자구책 마련해야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NH농협생명의 운용이익률과 지급여력(RBC)비율이 몇 년째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자본적정성 유지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농협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 개선 요구가 겹치면서 농협생명은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8일 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와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하향 조정했다. IFSR 신용등급은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각각 한 단계씩 낮아졌다.

농협생명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주요인은 낮은 운용이익률이다. 농협생명의 2019년 말 운용자산이익률은 2.93%로, 생명보험사 평균인 3~4% 수준에 못 미친다. 2018년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서 환헤지 비용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이후 운용이익률이 3%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총자산세전이익률을 2017년 0.2%, 2018년 -0.3%, 2019년 0.1%로 집계됐다. 총자산세전이익률은 세금으로 인한 변동성이 높은 보험사 당기순익 구조를 반영하기 위해 고안한 지표로 세금 영향을 제외한 수익률을 나타낸다. 농협금융지주 내 증권이나 은행 등 다른 계열사에 비해 과도한 농업지원사업비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봤다.

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은 2분기에 더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190.15%다. 2017년말 217.9%, 2018년말 195%, 2019년말 192.4% 에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보험업계의 손해율 상승과 낮은 운용이익률을 감안할 때, 외부 요인 없이 RBC비율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지주와 유상증자 관련 협의 중에 있다"며 "환헤지 비용을 줄이고 이중통화사업을 시행해 운용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처를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농협생명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농협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 개선 요구를 받으면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 농협금융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1년인 것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현재 농협금융은 '지배구조내부규범' 및 '정관'에 따라 자회사 책임경영체제 강화를 위해 임기를 2년 이내로 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회사의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를 추천할 때에는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임기를 상당기간 2년 이내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은 지난 2017년부터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저축은행, 농협캐피탈의 대표이사 추천시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해 자회사에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중장기적 경영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자회사 대표의 임기 및 성과평가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해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시 구제적인 선정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완전자회사 대표이사 경영승계계획 점검시 주요 항목별로 구체적인 점검결과를 기록하지 않고 '적정'이라는 결론만 제시하고 있다"며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의 선정기준 마련, 후보자의 법상 결격요건 해당 여부 확인 등 관련 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