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의 자충수…또 다시 궁지 몰린 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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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의 자충수…또 다시 궁지 몰린 남양유업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08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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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안' 발표 당일에 '타사 비방' 악재…2009·2013년 이어 세번째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더 떨어질 신뢰도 없다."

남양유업이 전문 업체를 통해 타사를 비방하는 '온라인 여론전'을 벌였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크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로 여전히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이번 타사 비방 논란은 대리점과의 상생안을 발표한 당일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 아프다. 반성 없이 과오를 반복하는 홍원식 회장의 안일한 경영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매출은 2017년 1조1670억원에서 2018년 1조780억원, 지난해 1조308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4억1735만원으로 전년대비 95%나 급감했지만 홍원식 회장은 16억1791만원의 연봉과 기타근로소득 200만원을 챙겨 눈총을 받았다. 이는 전년(16억1931만원)보다 늘어난 수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4배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등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로써 홍 회장은 국감 출석률 0%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농협 하나로마트 대리점과의 '상생안'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하며 이미지 쇄신을 꾀했으나 꼬리를 문 악재에 진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은 최근 온라인에 경쟁사 비방글을 게시한 정황이 포착돼 조사를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가입자가 280만명인 맘카페 등에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매일유업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다' '매일유업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등 악의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매일유업 측은 해당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아이디 4개, 게시글 11개를 특정해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홍보대행사가 아이디 50개를 이용해 비난 글 70여개를 조직적으로 게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매일유업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2009년 건의 경우 홍원식 회장의 부친인 창업주 홍두영 회장이 별세해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 사이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남양유업의 적반하장식 대응이다.

남양유업은 7일 공식 입장문에서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을 핑계로 대며 매일유업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매일유업에 대한 입장은 한 줄도 없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업계간의 이전투구로 비춰질까 우려된다"며 "매일유업은 타사 비방을 한 적이 없으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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