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발 '실망 매물' 급증…집값 하락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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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발 '실망 매물' 급증…집값 하락 '뇌관' 되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4월 26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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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팔자"…실거래는 아직 없어 예단 말아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재건축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 온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자 서울 강남권 초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2~3억씩 낮춘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당분간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주 총선 결과가 나온 뒤 강남 주요 초기 재건축 단지에서는 한 주 사이 호가를 내린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 초까지 18억원선에 머물렀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은 총선 직후 17억원 초중반대로 시세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최고가 21억5000만원에 비하면 4개월 만에 시세가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28㎡도 총선 이후 30억~31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11월 최고 33억원에 거래됐다. 대치동 선경1·2차 전용 161㎡는 37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이 39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2억5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실망 매물 증가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총선 다음날인 지난 16일 기준 강남구 매물(중복 매물 제외)은 9240건으로 한 달 전(8854건)보다 약 400건 급증했다. 최근 한 달 사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 증가폭이 가장 컸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총선 결과가 나온 뒤 빨리만 팔아달라는 부탁이 많아지고 있다"며 "그래도 매수하겠다는 사람은 없어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더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마 전용 76㎡를 17억5000만원에 사겠냐고 매수자들에게 물어보면 10명 중 7~8명은 더 기다리겠다고 한다"며 "보유세 과세 전까지 가격을 더 내린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여 조만간 17억원선도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5월 말까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세 부과기준일은 6월 1일로 이를 피하려면 5월 말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또 6월 말까지 10년 보유 주택 매도 시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는 점도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절세 매물이 나오는 5∼6월까지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경제 여건에 따라 하반기에도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매물 증가에 따른 집값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유세 부담과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하다보니 일부 매물이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면서도 "매물이 쌓일 경우 조정이 계속되겠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하락세는 한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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