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세대출 2달째 2조씩 급증…규제강화 영향
상태바
은행 전세대출 2달째 2조씩 급증…규제강화 영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합계는 3월 말 현재 86조2534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2085억원 늘었다.

2월 말에도 1월 말과 비교해 2조12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두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2월과 3월 전세자금대출이 많이 늘어난 요인으로는 정부 대출규제 강화 영향이 꼽힌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었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38만원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2월 155.7로 2016년 11월(164.4)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월에도 15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공급이 부족하단 뜻이다.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게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을 제한했으며, 올 1월에는 민간 보증으로 제한을 확대했다.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또한 계약 시점과 잔금 시점 사이에 1∼2개월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물량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전세로 머물려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며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앞두고 계약을 맺었던 이들의 대출이 2월에 시작돼 '막차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