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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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장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4월 21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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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 손상된 폐 치료가 우선…첨생법 개정안 예의주시
강연을 하고 있는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 학회장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전 세계 200만명을 넘어서고 일부 국가에서는 치사율이 17%에 달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각국이 '세계 최초'를 목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의사들로 구성된 국내 줄기세포 학회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장은 코로나19로 손상된 폐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자체 면역력이 생길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할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의 근간이 될 '첨단 재생 바이오 법'(첨생법) 개정령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Q. 학회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지난 2008년 창립 이래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의사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특이하죠. 지난 12년간 줄기세포 치료방법 등을 발표하고 모여서 논의해왔습니다. 창립 당시 전 세계에서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의사들의 모임이 주최된 경우는 한국밖에 없었죠.

제약회사에서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배양하고 환자에게 투약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 또는 줄기세포가 마법의 약처럼 선전된 사례 등 부작용을 찾아보고 어떻게 대응할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줄기세포, 많이 들어본 용어지만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 줄기세포는 세포치료라고 이해를 하면 됩니다. 기질세포라고 하는, 핵이 있는 세포라면 유전자 정보가 거의 동일해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즉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유래 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투여하고 동시에 체외에서 최소한의 조작만으로 숫자를 증식해 다시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투여하는 의료 행위죠.

Q. 줄기세포는 코로나19 치료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나요.

== 메르스, 사스, 미국형 독감 등 폐 질환을 살펴보면 각각 바이러스성, 박테리아성, 아메바성 등으로 원인이 여러 가지인데요. 저희는 바이러스성 폐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말씀드리려는 것이지 코로나19로 단정짓지 않습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면역력을 갖게 됩니다만 여기까지는 몇 주가 소요됩니다. 이 기간을 버티면 살 수 있습니다. 대부분 폐 질환의 경우 면역력을 가질 시간을 벌어주는 게 중요하죠.

전세계 연구진은 병에 걸리기 전 투여하는 '백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죽으면 더 이상의 공격은 막을 수 있겠지만 이미 공격해서 망가진 폐는 돌이킬 수 없죠. 고령으로 갈수록, 특히 기저질환이 있다면 극복이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을 만들어 내년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게 아니라 공격당한 폐를 살리는 것입니다. 폐를 잘 보존해서 환자가 낫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Q. 하지만 코로나19에서 세포치료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죠.

==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말라리아 치료제, 구충제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임상 효과가 없다고 해서 안 하는 건 더 위험합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임상시험도 괜찮지만 현재 환자에겐 기회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나라는 이 같은 '방어적 치료'를 한 것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80세 정도 되면 재생세포가 젊을 때의 2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 경우 폐 손상이 가속되며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 때 세포를 넣는 게 세포치료의 원리입니다. 줄기세포를 넣었다고 무조건 생존한다는 것은 지나친 기대지만, 사망률을 낮추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Q. 구체적인 치료 과정이 궁금합니다.

== 본인 자가 세포나 일란성 쌍둥이의 세포가 가장 좋지만 차선책으로 골수이식처럼 조직 적합성 검사를 통해 잘 맞는 사람의 것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줄기세포가 적어지고 분열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줄기세포를 밖으로 꺼내 배양해서 넣어야 겠죠. 세포 숫자도 중요하지만 투입 숫자도 적정량을 지속적으로 나을 때까지 투입하는 게 중요합니다. 총 치료기간이 어땠냐에 따라 최종 예후가 결정되죠.

Q. 현재로서는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지난해 '첨단 재생 바이오 법'(첨생법)이 제정돼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당 법의 시행령인 대통령령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시행령이 위기 극복 수준을 정하게 됩니다. 규제의 범위에 따라 의료기관 최소 조작 자율 배양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물론 언젠가 닥칠 변이종에 준비를 하려면 장비와 교육이 돼있어야 합니다. 당국이 세포 배양시설 자격을 규제하고 있는데 세포 배양은 그 정도의 난이도가 아닙니다. 구피를 키우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렵고 자동차 운전면허보다 훨씬 짧고 쉽습니다. 저희는 이번 시행령에서 최소한의 조작에 배양을 넣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회장은?

이희영 회장은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로서 제50회 발명의 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2011년 글로벌보건산업기술유공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07년과 200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기술대전 우수상, 2005년 제1차 한국의과학상 표창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는 바로일성형외과 자문의와 바이오기업 메디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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