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사상 첫 유상감자 속셈은?…수천억 국부유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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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물산, 사상 첫 유상감자 속셈은?…수천억 국부유출 '논란'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4월 09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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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시국에 일본 롯데홀딩스로 1906억원 이상 유출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롯데물산이 대규모 유상 감자(소각)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인력감축을 최소화하면서 고용유지에 전력을 쏟아야 할 비상시국에 수천억원의 자금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유상감자를 실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롯데물산은 지난 3일 창사 이래 첫 유상감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롯데물산은 594만4,888주의 보통주를 유상감자(소각)하기로 밝혔다. 감자 비율은 10%, 주당 소각 대금은 5만6,249원이다. 감자 총액은 3,344억원에 이른다.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6월1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유상 감자는 주주에 대한 자금 지원 성격이 짙다. 특히 롯데물산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해석돼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된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으며 '일본기업' 이미지가 씌어져 있다.

롯데 지배구조는 총수일가에서 일본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호텔롯데, 롯데지주, 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진다. 호텔롯데 최대주주도 롯데홀딩스다.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일본투자회사(L1-L12), 패미리 등 일본 기업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소각대금의 대부분은 일본기업의 차지하게 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56.99%의 지분을 보유 1,906억원의 감자대금을 받는다. 이어 31.13%를 가진 호텔롯데에게는 1,041억원이 지급된다. 기타 일본투자회사(L)와 신동빈 회장 일가 등이 11.88%의 지분을 가져 397억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은 지난 2월 백화점·마트·수퍼·롭스 등 총 700여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한 실버사원 38명을 일괄 퇴사 조치했다. 롯데마트는 실버사원 채용 당시 이들이 만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또 계약서에는 '본인이 원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경우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삽입돼 있어 사원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현장직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롯데하이마트가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매출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 11개를 폐점하고 21개 매장은 통폐합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니클로의 운영사인 에프엘알코리아도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진 에프엘알코리아 대표는 지난 2일 인력 감축 계획을 암시하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해당 이메일은 인사부문장에게 보낼 사안이었지만 실수로 전 직원에게 잘못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서 배 대표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42명 늘었는지에 대해 회장님의 질문이 있었다"고 썼다. 메일에서의 '회장님'은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51% 지분의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중 한 명으로 해석된다.

롯데물산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에 수천억원의 자금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유상감자를 실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롯데물산은 "유상감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결정했다"며 "코로나19로 시기적으로 금리가 인하돼 시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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