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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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4월 03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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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요인 중요하지만 투자는 결국 정보력…상가든 오피스든 시장조사 철저해야"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 종합부동산세 인상,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추진, 12·16대책 등의 수많은 이슈가 있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내수경기의 침체된 분위기로 인한 상가 및 오피스 등의 공실 위험, 매매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 등의 문제가 점차 드러나며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년 넘게 부동산·창업 전문가로 활약 중인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올해 유례없는 어려움이 닥쳤지만 투자 심리마저 얼어붙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에게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와 투자 비법, 향후 전망까지 자세히 들어봤다.

Q. 상가 투자가 주목받으면서 공실률, 권리금 하락세 등 각종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 부동산 투자 중 가장 어려운 게 상가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 상가 공실이 심각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공실은 상가투자자에게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임대인 입장에서 당장 임차인을 맞이하지 못해 월세를 받지 못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상가를 살 때 투입된 금액에 대한 이자비용도 지불해야 하며 관리비와 세금까지 감당해야 한다.

신규 상권을 중심으로 공실은 지방 뿐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옛 상가나 신축건물 할 것 없이 상가는 텅텅 비어있고 임대문의 게시판이 곳곳에 붙어있어 임차인(창업자)을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임차인이 들어올지는 기약이 없다. 이같이 빈 상가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현재의 분위기 때문에 더욱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신규 상권의 초창기 공실은 대부분의 신도시가 겪었거나 겪고 있는 문제이다. 대부분의 신도시 상권은 안정되기까지 보통 3~5년 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몇 년간은 공실이 많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신도시 상권들은 상당한 공실로 첫 번째 단계조차 넘기지 못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공실이 장기화돼 투자자들 모두 힘들어하는 일도 있다. 분양 후 3년이 되도록 공실 해소가 안 되자 상권 전체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 이는 경기흐름과 연관이 있어 쉽지 않아 보이는 문제다. 훗날 많은 도심의 상권은 더 위축되고 소비는 더 감소해 다시 우리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Q. 좋은 상권을 고르기 위한 선택의 기준이 있나.

== 좋은 상권이란 흔히들 말하는 '목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 상가는 자리가 70%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좋은 목을 잡는 게 키포인트(key point)다. '목'이라는 게 곧 입지를 말하며 어떤 입지를 잡느냐에 따라 상가의 흥망성쇠가 좌우 된다고 볼 수 있다.

상가 입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로 얼마나 두터운 배후 수요층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배후가 두터우면 소비 가능한 구매력이 많아지고 당연히 상가가 점유할 수 있는 소비지출액도 높아진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아파트 가구수, 오피스 입지에는 주변 오피스 상주자가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하고, 교외형 입지에서는 통행하는 차량이 많을수록 좋은 입지가 된다.

둘째는 접근성이다. 아무리 배후가 좋아도 접근이 쉽지 않으면 좋은 입지로 보기 어렵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과 인접한 곳일수록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100m 이내의 상가는 사람들이 몰려들 근본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단 지하철이 환승역이고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이어야 좋다. 버스정류장은 종점이나 아파트 단지 앞이 독점력을 가질 수 있어 더욱 좋다. 노점상이 많은 지역의 상가도 꽤 안전한 편이다. 생계와 바로 연결된 노점상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만 들어서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가 입지 선정 때 저지대의 평탄한 곳이 유리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하향 지향적 상권 이용행태를 나타낸다. 만약 언덕 중간에 사는 사람이 언덕과 언덕 아래쪽에 상권이 동시에 형성돼 있다면 언덕 아래쪽 상권을 이용할 확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이에 언덕에 입지한 점포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평탄한 곳에 입지한 점포에 비해 값어치가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즉 완벽한 평지에 있는 상가가 집객력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슷한 입지라도 큰 상권에 속한 곳을 선정해야 한다. 두 개의 크고 작은 상권이 근거리에 위치할 때 소비자들은 단연 큰 상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는 비슷한 입지에서도 큰 상권에 투자를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Q. 오피스 투자수익률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피스 상권과 시장에 대한 전망은.

== 코로나19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패닉 상황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망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한다. 그만큼 오피스 실수요인 기업들의 환경이 불확실해 졌기 때문에 한동안은 투자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률 또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 상권의 상가는 점심시간과 퇴근길의 매출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점심시간의 경우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조리와 서빙속도가 빨라야 회전율을 높여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 조리 속도가 빠른 단품메뉴나, 국수류와 분식점 등이 유리하며 비즈니스 접대, 미팅을 위한 전문음식점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또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즐기거나 테이크아웃 하는 게 당연한 후식 코스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커피전문점 역시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업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피스 빌딩만이 모여 있는 형태의 상권의 경우 주말 매출은 부진할 수 있으므로 주말에는 다른 고객층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차별화된 이벤트가 필요하다. 오피스도 상권이 확장이 멈췄거나 축소되고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유명 상권의 경우 이미 확장이 충분히 이뤄져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확장은 한계가 있을듯하다. 현재 공실몸살을 앓고 있는 종로와 압구정로데오, 명동, 가로수길 등은 이미 상권 축소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형 상권이 지닌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 가격이 합리적인지 먼저 살펴보고 건물동선, 입지, 건물상태(연식), 기존 임차인 계약 상태 등 건물가치를 다양하게 잘 따져서 모든 요소가 손색이 없다면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Q.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규제도 나올 수 있을까.

==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75%까지 내리며 부동산 시장의 유동자금이 수익형부동산으로 유입될 호재로 전망되지만 코로나19가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당장 큰 시장의 규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월세상품인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더욱이 자영업자들의 창업시장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한 상황이라 그렇게 밝은 모습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경기회복과 창업시장의 긍정적 신호가 나타날 때, 즉 상가 및 창업시장의 자체 기초체력으로 경쟁력이 확보될 때 비로소 수익형부동산 전체가 호황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피스텔도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임대료 인하 등의 현상이 여러 군데서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상가와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상가처럼 임차인이 수요자가 아니고 오피스나 거주자가 수요자가 된다. 국지적으로 이들의 입장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오피스텔을 마련한다면 괜찮은 임대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오피스텔은 기본적으로 역세권 주변으로 대규모 오피스와 대학교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임차인 확보가 유망한 지역에 한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매수할 경우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듯 보인다. 다만 공급과잉 지역은 아닌지 체크는 반드시 스스로 현장을 두세 번 방문해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가가 됐든 오피스텔이 됐든 저금리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행해질 것이다. 이때 지나친 레버리지 활용은 경계해야 한다.

◆ 권강수 이사는

현 트라이콘 대표, 플랫폼 '상가의신'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문위원, 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 부동산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일간지에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부동산시행개발, 주거·상업시설 분양컨설팅, IT 프로그램 개발(앱·홈페이지 기획,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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