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S Q4…스포츠카야? 세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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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S Q4…스포츠카야? 세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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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세단과 슈퍼 스포츠카의 두 얼굴…'브루스배너 ↔ 헐크' 연상
벗꽃과 함께 달려 본 마세라티 기블리는 여성미와 남성미 모두를 갖춘 프리미엄브랜드 였다
벚꽃과 함께 달려 본 마세라티 기블리는 여성미와 남성미 모두를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이미지편집=컨슈머타임스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자동차는 흔히 세단, 스포츠카, SUV 등 한 가지에 집중해 제작된다. 하지만 마세라티 기블리는 이런 고정 관념을 깬 슈퍼세단이라 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준대형세단으로 정숙성과 안락한 주행을 하다가 스포츠 모드로 변환 시 사자 울음소리 같은 배기 음과 함께 서스펜션과 시트, 핸들의 포지션이 모두 스포츠카로 바뀌는 '마세라티 기블리 S Q4'는 마치 영화 '헐크'에서 브루스배너 박사가 감마선을 맞은 뒤 헐크로 변신하는 것을 연상케 했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는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로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의 기블리는 과거의 감성을 드러내지만 새롭게 탑재된 외장 컬러, 휠 옵션, 인테리어 트림 등 현대적인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적용해 아날로그와 IT가 접목한 슈퍼세단으로 재탄생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탈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마세라티 기블리의 다소 좁은 뒷좌석 공간은 중대형세단으로서의 아쉬움을 남겼다.
아날로그와 디지탈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마세라티 기블리의 다소 좁은 뒷좌석 공간은 아쉬움을 남겼다.

기블리는 섀시, 서스펜션 레이아웃, V6 엔진 및 8단 ZF 자동 변속기를 콰트로포르테와 공유하며 콰트로포르테에 비해 길이는 290mm 짧고 30kg 더 가볍게 제작됐다. 여기에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이 설계한 V6 가솔린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 Auto Start-Stop 기술과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 Euro 6를 만족시킨 강력한 친환경 엔진과 조화를 이뤘다.

공기 역학적 효율성을 개선한 전·후면 범퍼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은 우아함과 역동성의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았다. 전면의 공격적인 디자인의 크롬바를 사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에 마세라티의 삼지창 엠블럼을 품어 우아하면서 프리미엄을 강조한 범퍼와 프레임리스 도어, 근육질 라인이 강조된 후미 등 마세라티만의 독특한 쿠페룩을 완성시켰다.

마세라티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실내에도 이어졌다. 고유의 계기판 디자인을 포함한 기블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럭셔리함을 유지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콰트로포르테의 인테리어와 구분을 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접목된 인터페이스 역시 주행 중 손쉽게 기능 변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절히 배치돼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했다. 시트의 안락함과 안정감 역시 운전자의 파워풀한 드라이브를 최적화시키기에 손색이 없었다.

430마력의 출력에도 안정적인 스피드와 주행감을 유지시켜주는 서스팬션과 다양한 주행보조 장치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증명했다.
430마력의 출력에도 안정적인 스피드와 주행감을 유지시켜주는 서스팬션과 다양한 주행보조 장치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증명했다.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풀 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주행 속도와 주변 조건에 따라 상·하향등을 조절하는 안전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고급스럽고 강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기블리는 후륜구동 가솔린 모델(Ghibli)과 사륜 구동 모델(Ghibli S Q4)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시승한 기블리 S Q4는 3.0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후륜구동 모델 대비 80마력의 출력과 8.2kg·m의 토크가 더해져 최대 430마력 및 59.2kg·m 토크를 발휘했다. 기블리 S Q4의 최고 속도는 286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4.7초다.

시동을 걸고 엑셀레이터에 발을 올리자 2톤짜리 준대형세단이 날렵하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순간 180km/h를 넘어 200km/h에 육박했지만 브레이크와 적절한 조화로 몇 대의 차량을 추월하면서 "참 잘났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드라이빙을 즐기는 내내 이탈리아 최고의 명차라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기블리는 유럽의 신차 안정성 평가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는 등 주행 안전 사양을 크게 개선됐다.

시판 럭셔리카 중 최초로 업그레이드된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는 드라이빙 시 안정감 있는 주행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 역시 고속도로 주행 시 안전과 편리성을 제공했다.

기블리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포츠모드는 마세라티가 경주차 혈통을 계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전륜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을 사용해 가볍고 정밀한 핸들링을 느낄 수 있었고 후륜 서스펜션은 4개의 알루미늄 서스펜션 암이 있는 5멀티 링크 시스템을 적용해 스포츠모드에서 안정적인 코너링과 최고의 편안함을 선사했다.

또한 전·후륜 모두 노면 조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댐핑력을 변동시키는 최신 버전의 스포츠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 4개의 바퀴에 장착돼 가속 센서를 통한 주행스타일과 도로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 ECU에 전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댐핑률을 조절해 최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이 외에도 기블리에는 새로운 2-레인 디자인의 8단 ZF 자동 기어박스가 적용돼 직관적 사용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기어 변속이 빨라졌고 주차(P) 모드를 기어 레버에 버튼으로 장착해 편의성도 높였다.

다만 마세라티 기블리는 최적의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안정적이었으나 준대형 프리미엄 스포츠세단으로서 실내 공간 확보에는 부족함이 엿보였다. 뒷좌석의 경우 국내 준중형세단의 공간과 비슷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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