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의 컨슈워치]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연임 성공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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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의 컨슈워치]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연임 성공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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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지난 27일 한진칼 정기주주 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영권 분쟁 1막이 끝났다. 차기 주주총회까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2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항공 주가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개최된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은 발행 주식의 과반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2756만 주(출석 의결권의 56.67%)의 지지를 받으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한 2756만 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48.12%로 Delta(10%), 카카오(1%), 자가보험 등(3.8%), 조현민(6.47%), 국민연금(2.9%), 이명희(5.31%), 소액주주(7.97%) 등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조원태 회장 연임을 반대한 의결권은 전체 발행주식의 36.79%로 KCGI(17.29%), 조현아 (6.49%), 반도건설(5%), 소액주주(8.02%) 등이 조현아 주주연합 편에 섰다.

이번 주총 결과로 볼 때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다수의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조 회장 연임 찬성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석 소액주주들 중 과반수가 조 회장 연임에 반대한 것은 소액주주들에게 反조원태 정서가 막강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 측은 차기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가운데 카카오, 국민연금 등 최소 45.05%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주연합 측은 42.13%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소액주주(총 발행주식의 12.82% 보유)들이 이번 주총과 동일한 비율로 투표할 경우 (불참 6.23%, 親조원태 3.29%, 反조원태 3.31% 가정), 양측은 각각 48.34%, 45.43%를 확보하게 되어 양측의 격차는 2.91%p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KCGI가 델타 항공에 한진칼 지분을 블록딜로 넘길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Delta항공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이에 응할 경우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 16일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고 보도됐다. 따라서 양측 모두 앞으로 50.1%의 의결권을 선제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되면서 대한항공 주가의 고공 행진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지분(지분율 29.96%)이 한진칼의 경영권 결정에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측 모두 과반의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액주주들의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 역할 역시 주목받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한진칼이 여전히 경영권 분쟁에 놓여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한진그룹 경영진은 소액주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한항공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 회장으로서는 절제된 투자와 유휴자산의 매각 등 주주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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