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자사주 매입 봇물…주가 부양 '지지부진'
상태바
증권업계, 자사주 매입 봇물…주가 부양 '지지부진'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31일 07시 47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각에 소극적…주가 하락 방어 '한계'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증시가 급락하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오너들이 급증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투자자 불안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주가 급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인 지난 1월20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증권사별 주가 하락률은 평균 30% 이상이다. 증권사들의 유동성 악화와 실적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 폭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증권사들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줄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약 470억원 규모의 자사주 1300만주를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약 470억원, 보통주 1300만주 가량으로 유통주식수의 약 2.4%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에 따른 하락장에서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미래에셋대우의 주가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사장과 임직원들이 함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 사장은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정 사장의 자사주는 기존 1만1697주에서 1만6697주로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자사주와 우리사주 취득을 통해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회사 차원에서 우리사주 매입 자금 대출금리를 지원할 계획이며 연간 소득 공제 혜택 등도 주어진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도 자사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김 회장은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21만1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0.23%에서 20.61%가 됐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한 투자자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다.

KTB투자증권도 최석종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최 사장은 자사주 5만5000주를 매수해 총 9만 5000주를 소유하게 됐다. 주요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김형남 상근감사위원이 7만주를 매수했고, 그룹전략부문 황준호 대표와 KTB자산운용 김태우 대표도 각 1만주씩 매수했다. 또한 경영혁신실장 안태우 전무와 김정수 전무는 3만주, 1만주를 각각 매수했다.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면서 주주친화 경영이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1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권희백 대표이사의 4만3700주를 포함해 경영진이 자사주 21만2773주를 매입했다. 이밖에 유진투자증권 300만주, SK증권도 1420만주 규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다만 이 같은 자사주 매입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 폭은 높지 않은 모습이다. 자사주를 매입하지만 소각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만 소각까지 진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로 소각을 의미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자사주 매입 후 다시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많아 주가 부양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