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착한 임대료' 외면 … 면세점·식당가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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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착한 임대료' 외면 … 면세점·식당가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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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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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수가 줄어들면서 면세점은 물론이고 입점한 식음료 업체들의 매출도 바닥을 치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이어지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업체들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공사는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여객 수는 1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9316명으로 지난 24일 사상 처음으로 1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평소 2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4%(20만3027명) 감소한 것이다.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025억 원으로 전월 대비 46%가량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항 출국장 면세점도 같은 기간 1285억 원으로 전월 대비 53%가량 감소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면세업계에서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예측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6일 구본환 사장이 주재하는 비상경영상황실을 설치하고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일일 여객이 7000~1만2000명 수준으로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출국장 운영과 셔틀 트레인을 줄이는 '1단계 비상 운영'에 돌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2단계 이상의 방침도 세워둔 상태다.  

이런 상황임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인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처럼 기재부 및 국토부와 함께 논의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금액이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SM면세점과 그랜드면세점은 2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특히 SM면세점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첫 번째 면세점이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정부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데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돼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높은 임대료 때문에 나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인천공항에 입점한 업체들은 매출 부진에 임대료 부담까지 떠안아 생존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를 3개월간 무이자 납부 유예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4월 말에 납부하는 3월분 임대료부터 해당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은 3월 한 달에만 1000억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식음료 업체들 역시 답답한 심정이다. 인천공항에는 SPC, 롯데지알에스, CJ푸드빌, 아워홈 등이 입점해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50% 정도로 급감했다고 분석했으며 3월 매출 감소 폭은 2월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식음료 매장 142개 중 26개 매장은 이달 중순 임시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매장별로 영업시간을 줄이는 곳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업체의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타개할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심각한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이 크다"면서 "임대료 인하를 하지 않으면 입주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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