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생보사] ③ 보험료 인상 연기…'절판마케팅'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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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생보사] ③ 보험료 인상 연기…'절판마케팅'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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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이율 인하 6월…4·5월 영업 '피크'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생명보험료 인상 시기가 6월로 늦춰졌다. 생보사들이 보험료를 올리기 전 '절판마케팅'을 준비할 시간을 벌겠다는 속내다.

국내 주요 생보사들은 저금리, 저성장으로 이미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업계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지난해 각각 9774억원, 11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 68% 급감한 수준이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화될 위기에 놓였다.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명보험협회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보험 상품 개정 적용 시기를 6월로 변경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4월로 예정됐던 예정이율 인하는 2개월 미뤄졌다.

당초 보험사들은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예정이율을 현행 2.50%에서 2.25%로 0.25%p 인하할 방침이었다.

앞서 삼성생명은 4월 1일부터 예정이율을 0.25%p 내린다고 공시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4월에 예정이율 조정을 계획하고 있었으며 농협생명도 상품별로 0.25∼0.5%p 조정을 검토 중이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뜻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p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게 된다.

보험료 인상 시기가 미뤄지면서 생보사들은 오는 4~5월 대목을 노릴 전망이다.

실제로 매년 2~3월은 생보사들이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상품 개정이 많은 4월 직전에 절판마케팅을 통한 신규 보험계약자 유치가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치매보험 판매량이 급증했다. 보험사들은 4월 치매보험 보장내용이 축소된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절판마케팅을 펼쳤다.

절판마케팅은 정책 또는 금리 등의 변화에 따라 보험 상품이 사라지거나 개정되기 전에 즉, '기회가 있을 때'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영업 방식이다.

다만 대면 영업이 주를 이루는 보험업 특성상 올해는 절판마케팅도 그다지 효력이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2월부터 설계사 등록자격시험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최근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로 보험사 콜센터가 집중관리대상에 포함되면서 콜센터를 통한 비대면 영업도 여의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이 예전보다 확대되긴 했지만 아직도 대면 가입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설계사들이 약속을 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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