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2%↑ 안정…불안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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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2%↑ 안정…불안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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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02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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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작년에 생활물가를 잡기 위해 만들었던 이른바 'MB물가'가 1년간 2%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는 국제유가가 급락한데다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상황이 바뀔 경우 물가불안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489개 품목 중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가중치가 높은 52개 품목을 별도로 산출한 이른바 'MB 물가지수'는 지난 3월에 113.1로 작년 3월의 110.9에 비해 2% 올랐다.

이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9%에 비해 1.9%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필수품목의 물가상승폭이 일반 품목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MB지수에서 가중치가 가장 크지만 전월세 가격 움직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듣는 주거비를 제외한 51개 품목만 계산해도 물가상승률은 2% 그대로다.

이처럼 생활물가가 안정된 것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들이 대부분 1년전에 비해 값이 떨어지거나 상승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중치가 가장 큰 전세(주거비 항목에 포함)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2.1% 오르는데 그쳤고 두번째인 이동전화통화료는 0%였으며 세번째인 휘발유는 국제유가의 급락에 힘입어 7.6%가 하락했다.

또 월세(주거비에 포함) 상승률이 1.6%, 전기료 0%, 도시가스 6.8%, 사립대 납입금 0.2%, 쌀 5.9%, 외래진료비 2.3%, 공동주택관리비 2.2% 등으로 상위 10개 품목(MB지수 품목수로 따지면 9개) 중에 평균(3.9%)보다 많이 오른 것은 도시가스와 쌀 뿐이었다.

MB 물가 품목 중에서 1년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양파로 107.2%나 올랐고 고등어가 61.5%, 세탁비누가 53.7% 상승했다. 반면 파는 50.6%나 하락했고 경유가 12.4%, 등유가 12.0% 각각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5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6~9월에는 5%를 넘었고 이 당시 MB물가는 작년 6월 7.7%나 오르는 등 평균치에 비해 상승률이 더 높아 서민 고통을 가중시켰다.

최근의 생활물가 안정은 그러나 정부의 물가안정책이 작동해서라기보다는 작년 하반기의 국제유가 급락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은행 경영연구실 송태정 수석연구위원은 "물가가 낮아진 것은 환율 요인, 세계적인 수요 감소, 유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서민생활에 밀접한 주거비.휘발유 가격 등이 안정되면서 생활물가가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하는 등 시중에 돈이 풀려나가고 있어 불안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부는 "경기하강 효과 등으로 4월 물가상승률도 3월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B지수는 작년 4월 물가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정부가 대책반을 만들고 52개 주요 생필품 물가를 집중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었지만 지수의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개별 품목의 가격 상승률만 공개했을 뿐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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