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후분양 가능성에…'HUG 분양보증 독점'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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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후분양 가능성에…'HUG 분양보증 독점' 도마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19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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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분양가 기준에 후분양 전환…공급 부족에 집값 상승 '악순환' 우려
둔촌주공 재건축 조감도.
둔촌주공 재건축 조감도.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후분양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5000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이 후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공급부족 우려 확대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HUG 분양보증 독점에 따른 부작용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HUG는 지난 16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3.3㎡당 3550만원으로는 분양보증을 내줄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합 측이 책정한 일반분양가가 HUG 기준을 크게 웃돌아서다. HUG 기준에 따르면 이 단지에 적용 가능한 일반분양가는 3.3㎡당 2970만원이다.

조합은 원안대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 HUG와 재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4월 28일까지로 예정됐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3개월가량 늦춰지면서 조합은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추가 협상에서도 조합이 원하는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조합은 이 경우 후분양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 규모로 후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청약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급물량이 3년 이상 늦춰지면서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 주택시장에서 공급부족 우려가 커져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HUG가 독점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본다. 특히 서울에서는 HUG의 분양가 통제에 반발해 후분양을 결정하는 조합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미 후분양을 의결한 서초구 신반포15차를 비롯해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와 미성·크로바아파트 등도 사실상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HUG가 입맛에 맞는 분양가를 가져올 때까지 승인을 안 해주면서 분양 시점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HUG가 분양 독점 기관이 되면서 생기는 일"이라며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업계 역시 분양보증 시장에서 HUG가 100% 독점하는 구조를 바꿔 민간보증회사도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2008년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도 분양보증 발급이 가능하도록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추가 지정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계는 속 끓는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HUG의 뜻대로 3000만원 밑으로 둔촌주공 분양가가 책정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린 로또 청약 열기만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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