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결정'…비전은 좋지만 당장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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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결정'…비전은 좋지만 당장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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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과반 지분 인수 공시…KB증권 "주가에 부정적"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했다.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 51.17% 인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스타항공의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했다.

제주항공은 2일 보통주 497만1000주(구주, 지분율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695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최초 공시한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실사를 거쳐 인수 가격이 조정되면서 취득 예정일을 다음달 29일로 확정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에 대해 일부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 측에서 볼 때 규모 경제 강화와 항공기 관련 인력, 조직의 인수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인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반면 당장 제주항공의 연결 손익에 나타날 영향이나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필요성 등에 따라 주가에 부정적인 측면이 오히려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의도는 규모의 경제 강화, 이스타항공의 운수권, 슬롯 등 장부 외 자산의 확보와 중첩된 취항지, 동일기종의 항공기에서 나오는 효율성 개선 여지 등으로 분석된다.

2019년 말 기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합산 운영 여객기 대수는 68대로 아시아나항공 73대(화물기 12대는 별도)를 육박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동급 저비용항공사(LCC)들과 비교할 때 진에어(26대), 티웨이(28대) 등과는 두 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장부 외 자산이 인수에 큰 힘을 실어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 중국 6개 노선 주 27회 운수권을 추가 확보했는데 중국과 같이 비항공자유화 노선에서 운수권은 바로 항공사 이익창출과 연결되는 중요한 자산이다.

또한 이스타항공이 확보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슬롯(slot: 공항에서 이용가능 한 이착륙 시간)도 항공사에게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재무상태표에 표시되지 않는다.

KB증권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후 양사의 마케팅, 조정, 정비 등 인력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타항공은 현재 23대의 B737 항공기를 활용해 동아시아 중심으로 37개 국제노선에 취항 중이며 이는 동아시아 중심으로 82개 국제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과 상당부분 중첩돼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제주항공의 영업손익 악화와 미래 현금흐름 악화 가능성은 제주항공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산총계는 1478억원, 자본총계는 253억원이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결산 재무제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보도 등을 미뤄 볼 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올해 2분기 이후 제주항공의 연결 영업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리스료, 연료비 등의 지급을 지연할 정도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태로 지난해 이스타항공의 영업손실이 매우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KB증권 등은 항공 여객 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며 인수 후 3년간 직원 고용승계를 보장한 아시아나항공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이스타항공의 인력 효율성 제고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손익이 급격히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스타항공의 현금흐름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자본 보충이나 유동성 확보의 필요가 요구 될 수도 있어 제주항공의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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