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상 짐 싸라"…두산중공업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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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이상 짐 싸라"…두산중공업에 무슨 일이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2월 25일 08시 04분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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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이상 2600명 명퇴 대상…석탄화력 수주 부진·탈원전 영향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국내 대표 원자력발전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말 임원 감축을 포함해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펼쳐왔지만, 경영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자 결국 45세 이상 명예퇴직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낳은 한국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의 신호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두산중공업 실적의 대부분은 석탄화력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적 부진이 탈원전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 정부 "두산重 경영난 원인은 석탄화력 수주 부진"

정부는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은 탈원전 탓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 자료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설명 자료에서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세계 발전시장의 침체, 특히 석탄화력 발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은 과거 대비 변화가 없다"고 했다.

실제 두산중공업 매출에서 국내 원전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해외 부문을 포함해도 원전 관련 매출은 회사 총 매출의 15~20%가량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두산중공업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석탄화력 수주 부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환경규제 강화로 글로벌 석탄화력 발전소 신규 발주가 2013년 76GW에서 2018년 23GW로 급감했다.

중동발 수주가 크게 감소한 영향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중동 수주량은 2012년 369억달러에서 2019년 1~11월 44억달러로 급감했다. 유가 하락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중동 국가들이 지갑을 굳게 닫은 영향이다.

◆ 탈원전 영향도 커

그렇다고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정부의 탈원전 탓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부문 공장가동률은 2017년 100%에서 지난해 60%로 떨어졌고, 수주 잔액도 같은 기간 17조원대에서 14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더구나 정부는 2018년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했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등에 이미 7000억원을 투입한 상태였다. 건설 취소로 최소 7000억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의 원전 1기당 매출이 1조2000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건설이 취소된 원전 6기에서 뽑을 수 있는 매출 8조원가량이 사라졌다.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 시행 이유로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수년간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국내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 추세에 맞춰 가스터빈으로의 사업 전환 등을 꾀했지만 불가피하게 명예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희망퇴직을 기점으로 한국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구조조정을 할 정도면 협력업체 수백 곳은 줄도산을 앞두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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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2020-02-25 15:16:24
뭔 이런저런 설명을 늘어놨냐 탈원전 말고 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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