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의 컨슈워치] 조현아 3자연합, 한진그룹 경영 불참 '말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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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
반도건설, 투자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
이범석 부국장
이범석 부국장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한진家 '남매의 난'에서 조원태 회장 對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간 치열한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양측의 세력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모두가 우호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격에 재반격이 이어지고 상호 비방을 일삼고 있다. 온갖 의혹과 추측도 난무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3자 연합' 측이 보여준 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자회견 후 뭇매를 맞고 반도건설은 허위공시 논란에 휘말렸다.   

강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적자 누적을 거론하며 실패한 경영자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3자 연합이 한진그룹 경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 대표의 경영 불참 선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 자신의 발언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경영에 개입할 의사가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게 그룹 내 직원들의 반응이다. 경영 참여 불가를 내세우면서도 전문경영인이라는 명목으로 허수아비 대표를 세워놓고 '콩놔라 팥놔라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도 경영 참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반도건설은 당초 KCGI와 마찬가지로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진家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자 한 달 만에 지분 2%를 사들인 반도건설은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단순투자로 공시한 상태에서 경영 참여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후에도 잇단 추가 매입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어서 한진칼의 최대주주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진그룹 노조와 전직임원회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판국에 '3자 연합' 측이 나름대로 방침을 정하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주장을 하거나 말을 바꿀 때는 모두가 납득할 만한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 아니겠는가. 단순한 투자라고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말을 바꾸는 것도 도리는 아니다. 오는 3월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종식이 아니라 분쟁의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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