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라도…" 실직공포에 이력서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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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라도…" 실직공포에 이력서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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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3월 25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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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으로 실직자와 구직자가 늘면서 편의점과 온라인몰 등에서 '이력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채용시 자체적으로 제작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지만, 중소.영세업체나 일용직, 아르바이트 채용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같은 일반적인 형태의 이력서를 받기 때문에 최근 구직 패턴이 전반적으로 하향됐음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25일 편의점업체 GS25에 따르면 전국 3400여 점포의 올해들어 지난 22일까지 문구류 판매 수량 집계 결과 '이력서'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2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판매 수량도 지난해보다 89.1%나 늘었다.

이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파트타이머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까지 작은 회사라도 취업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GS25 측은 분석했다.

GS25 업무홍보팀 김일용 팀장은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지자 비정규직이라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력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에서도 이력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www.auction.co.kr)에서 이달 들어 이력서 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일평균에 비해 100% 가량 늘었다. 이력서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배로 늘었다는 얘기다.

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판매량도 작년 4분기 일평균에 비해 7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력서, 자기소개서 도우미 도서를 30대 이상이 구매하는 비중이 작년 4분기보다 15%p가 늘어난 35%에 달했다.

이는 실직위기에 몰린 30~40대가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옥션 측은 풀이했다.

옥션 책과음악 담당 김정남 부장은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이력서 판매량과 이력서, 자소서 관련 도서의 30대 구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일자리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동시에 청년층 이상으로 실직공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로 최근 편의점에서는 파트타이머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잠시 일하다 관두는 경우가 줄고 파트타이머 근속 기간이 장기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GS25가 전국 50여개 직영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에는 파트타이머 근무자들 중 월평균 퇴직자가 60.7명이었으나 올해 1~2월에는 32.0명으로 47.3%나 줄어들었다.

파트타이머들의 직업은 대부분 학생이기 때문에 방학이 끝나는 2월에 퇴직자가 많아지지만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학업과 병행하는 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GS25는 전했다.

또 최근 주부들이 편의점 파트타이머를 부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근무기간이 늘어난 것도 퇴직자수 평균치를 줄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GS25 본점 임은상 점장은 "지난해 아르바이트 모집광고를 내면 4~5명 정도만이 면접을 왔었지만 최근에는 전화문의만 50여 통이 올 정도로 아르바이트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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