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춘래불사춘'…5월 쯤 만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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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춘래불사춘'…5월 쯤 만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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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3월 24일 0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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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파 속에 얼어붙은 펀드 시장이 풀리려면 최소 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부진으로 펀드 수익률 회복이 지연된 탓에 투자 심리가 싸늘하게 식은 데다, 지난달 초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적응 과정과 기존 펀드의 등록·신고 등 정비 작업 때문에 운용사들이 신상품 출시에 뜸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이 도입된 지난달 4일 이후 20일까지 1개월 반 동안 출시된 공모펀드 수는 15개로, 1월 한달 간 출시된 34개에도 크게 못 미친다.

작년 9월까지 월 100개 이상의 공모펀드가 쏟아졌던 데 비하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 대상의 사모펀드까지 합친 전체 신규 설정 펀드도 113개로 1월의 643개나 작년 12월의 420개에 비해 급감했다.

신규 펀드 출시뿐만 아니라 기존 펀드의 자금 유입도 사실상 중단되는 등 펀드 시장 전체의 가동이 거의 멈춘 상태다.

자본시장법 시행 후 전체 펀드시장으로는 12조5천억원이 순유입됐지만,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만 15조원이 순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주식·채권형펀드 등에선 2조5천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펀드시장 정체는 지속되는 금융시장의 불안과 불투명한 펀드 수익률 회복 전망 때문에 냉각된 투자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펀드 판매가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부 안정형 상품 외에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은행 등에서 펀드 판매에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한때 판매사에서 신규 펀드 출시를 주문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펀드를 팔아달라고 요청해도 거절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바뀐 제도와 까다로워진 펀드 발행 절차도 운용사들의 신상품 출시를 늦추는 요인이다.

기존 펀드들을 법 시행 3개월이 되는 오는 5월4일까지 새로운 규격에 따라 재정비해야 하는데, 운용사마다 새로 등록·신고해야 할 펀드가 수십개에서 수백개에 달해, 당분간 여기다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표준규약을 따를 경우 간단한 등록 절차만 거치면 2~3일 내에도 신규 펀드 출시가 가능했지만, 자본시장법 하에선 주식을 발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신고를 하면 심사를 거쳐 15일 뒤 효력이 발생하고 최소 20일이 지나야 등록을 마칠 수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제도가 정착되면서 점차 나아지긴 하겠지만 지금은 적응 기간이라 운용사나 금융당국 모두 신상품 출시에 조심스럽다"며 "펀드시장이 활기를 띠려면 5월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KB자산운용, 산은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신규 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출시는 서둘러도 4월 중·하순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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