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맥주 불매에 종량세까지...볕 드는 국산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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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맥주 불매에 종량세까지...볕 드는 국산 수제맥주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2월 02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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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진열장, 일본 맥주 대신 수제 맥주로 채워진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외산 맥주의 인기에 밀려 대중화되지 못했던 국산 수제맥주에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7월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힘입어 10년간 1위를 달리던 일본 맥주의 인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주세법까지 개정돼 생산 단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이에 1~2인 가구 소비 트렌드의 바로 미터인 편의점에서는 수제맥주 제품군을 확대하고 할인 행사를 펼치며 새로운 수요 잡기에 나섰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인 수제맥주는 기존의 '종가세' 체계에서는 출고 원가에 72%의 세금이 매겨졌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행되는 '종량세'는 리터당 830.3원으로 일괄 과세하기 때문에 수제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변화되고 일본 맥주가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해 주요 편의점에서는 수제맥주가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에 외산 맥주와 마찬가지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해 소비 촉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달 1~26일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221.8%) 증가했다. 수제맥주 매출 상승세에 힘입어 국산 맥주 매출도 같은 기간 28.2% 증가했다.

국산맥주 카테고리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2.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5%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9.0%까지 올랐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이달 국산 수제맥주 6종에 대해 '3캔 9900원' 행사가 진행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세를 이어 세븐일레븐은 내달 수제맥주 5종에 '4캔 1만원' 행사를 진행한다. 수제맥주를 도입한 2017년 이래 처음이다. 편의점에서 수요가 높은 500ml캔 상품 위주로 상반기 내 15여종까지 구색을 확대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일본맥주가 사라진 자리를 수제 맥주가 메우기 시작했다.

CU에서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 신장률을 보였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에는 159.6% 뛰더니 8월부터는 20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장률은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 등이다.

이에 따라 국산맥주에서 차지하는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도 2018년 1.9%에서 2019년 5.6%로 큰 폭으로 올랐다.

CU는 이달부터 수제맥주 1캔 3500원 균일가, 3캔 9900원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발 맞추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자체 운영하는 수제맥주 '랜드마크 시리즈'의 4번째 제품인 '성산일출봉'을 지난 8일 선보였다. 내달부터는 3캔 9900원 행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반 수입맥주처럼 4캔 1만원 행사도 적극 검토 중이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생활맥주는 배달 앱을 통해 80여개 매장에서 매장에서만 마실 수 있던 수제맥주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주요 직영점에서는 배달 매출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직영점에서 판매되는 자사 수제맥주 브랜드 약 33종을 균일가인 잔당 49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적게는 11%, 많게는 30% 가량 내린 가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의 부진으로 지난해 중국·미국 맥주 순위가 껑충 뛰었다"며 "이번 종량세 시행으로 색다른 풍미의 수제맥주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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