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저금리 대출은 고금리'…서민 위한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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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 저금리 대출은 고금리'…서민 위한 저축은행?
  • 홍혜주 기자 hhj@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23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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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놓고 금융당국과 온도차…1조 실적 무색

[컨슈머타임스 홍혜주 기자] 저축은행의 1%대 예금상품은 급증한 반면 대출금리 인하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지역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서민의 이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워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22일 현재 저축은행 79개사의 평균 예금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다. 1년 전보다 56bp(1bp=0.01%) 하락한 수치다. 2년과 3년 만기 예금금리 평균은 연 2.03%, 연 2.04%다. 지난해에 비해 각각 61bp, 0.64bp 낮아졌다.

지난해 1월 1개였던 연 1%대 예금상품은 76개로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연 2%대 상품은 지난해 1월 163개에서 22일 119개로 줄었다.

그에 비해 대출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상호저축은행의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0.5%로 전년 대비(10.62%) 0.12%포인트 내렸다. 일반신용대출(가계신용대출)은 지난해 11월 18.16%로 전년 대비 0.66%포인트 인하했다.

특히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은 해마다 감소 추세긴 해도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국회 제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연 20% 이상 금리로 가계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은 73만명(63.2%)으로 금리 구간별 가장 높았다. 대출 잔액 역시 6조3753억원으로 전체의 50.3%다.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저금리 자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과 대부 계열 저축은행 등 상위사의 고금리 대출 잔액은 여전히 많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저축은행들이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을 근거로 실적 악화를 우려했지만 이 또한 기우에 불과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2019년 1~3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374억원이다. 전년 동기(8498억원) 대비 10.3%(877억원) 증가했다.

나아가 업계는 지난해 저축은행 79곳의 순이익을 전년 대비 상승한 1조 2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실적인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열린 '저축은행법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대출은 여전히 고금리라는 지적이 많다"며 "신용 평가 능력 제고, 금리 산정 체계 합리화,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중금리 대출군의 활성화 분위기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10%대 중금리 대출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판매 독려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다 일부 저축은행이 카카오뱅크나 토스 등 핀테크업체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들 실적 상당 부분이 중금리 대출에서 기인했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 예대 마진에 수익을 의존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중금리 대출로 한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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