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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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즈 안사리 / 부키 / 1만8000원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오늘날 연애 풍속도의 변화는 기술의 변화만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아주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사랑을 찾는 방식의 문화 자체가 극적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생존 공동체 결혼'에 만족했다. 신랑신부 양측이 각각 분명하게 결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결혼 말이다. 남자는 집안의 가장으로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집에 머물며 집안일과 육아를 담당하는 것이다. 이런 결혼 형태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를 놓고 만족감을 느낀다.

현재 우리가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제 우리에게 결혼이란 평생 함께할 사람을 찾는 일이다. '소울메이트 결혼'은 생존 공동체 결혼과 매우 다르다. 가족을 꾸리기에 적합한 누군가를 찾는 선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남은 생애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 티셔츠 냄새를 맡기만 해도 상대가 만들어 준 아침식사를 먹으며 침대에서 하루 종일 왕좌의 게임을 정주행한 기억이 떠올라 미소지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는다.

소울메이트를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정서적 노력이 필요하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 탐색이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가졌다는 건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싱글 전용 클럽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루 중 언제든지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잠재적 연애의 망망대해 속으로 빠질 수 있게 된거다.

코미디언이자 이 책의 저자 아지즈 안사리는  뉴욕대학교의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와 손을 잡고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미국의 작은 도시 위치타부터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르는 수많은 곳에서 초점 집단을 꾸리고 수백여 건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연애 지형도가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탐험해 보는 '모던 로맨스'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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