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떠난 롯데, 신동빈 원톱·호텔롯데 상장 힘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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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떠난 롯데, 신동빈 원톱·호텔롯데 상장 힘쓸 듯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21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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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명예회장 지분 상속으로 인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 낮아
호텔롯데 IPO 의지…일본 지분율 희석, 지주사 체제 완성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롯데 2막'이 본격화됐다.

신 명예회장이 가진 롯데지주 및 일본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크지 않고 신동빈 회장에 대한 그룹 내 신뢰가 높아 경영권 다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원 롯데' 구축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3.10%다. 상장사인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지분과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4500억원대로 평가되는 인천 계양구 목상동의 골프장 부지 166만7392㎡를 합치면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자산은 1조원대로 추정된다.

다만 지분 상속에 따른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신 명예회장의 지분이 크지 않고 별도 유언장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분이 분할 상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회장 자리에 오른 후 10여년간 원톱 체제를 이어온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한일 경영진의 신뢰가 두터운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사실상 신 회장이 완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6월 이사에 재신임되며 여전히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2015년 불거진 '형제의 난' 이전에는 신 회장이 한국 롯데를,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이끌었다. 그러다 2014년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되면서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모두 지배하게 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내 그룹 지배구조는 이미 신 회장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 상태여서 변수는 일본 주주들의 표심"이라면서도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에 집중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고 일본 투자자들의 지분을 희석시키기 위함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에게 호텔·서비스 BU장을 맡기며 상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재가 호텔롯데의 상장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2015년 호텔롯데 IPO를 추진하다가 경영비리·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공모를 철회했다.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슈가 겹치면서 실적도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약 5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0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5%, 47% 가량 증가한 상태다. 향후 호텔롯데는 기업 가치 향상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롯데호텔 상장 과정에서 일부 구주 매출을 통해 사실상 일본 내 지배력을 낮추고 안정적인 시장가격을 형성한 이후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진행함으로써 비용지출 없이 호텔롯데 지배 아래 있는 계열사들에 대한 지주회사 내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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