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세종시 집값…'투기지역 해제'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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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세종시 집값…'투기지역 해제' 물건너가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16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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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감소 우려·대전 투자수요 등으로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세종시의 집값이 두 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는 정부에 투기지역 해제를 공식 건의한 바 있지만, 최근 상황을 봤을 때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올라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도 크게 뛰어 같은 기간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0.49% 올랐다. 최근 들어 한주에 2% 넘게 오르는 등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2년 동안 투자 수요가 줄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로는 우선 공급 감소가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의 올해 입주 물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이다. 세종시 입주 물량은 2015년 1만7382가구로 정점을 찍으며 매년 1만가구 이상이었지만 올해 입주 예정물량은 5000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인근 대전의 투자 수요도 여전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대전 집값이 치솟으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비교적 저렴하고 신축 위주인 세종시로 옮겨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주택가격 상승률은 6.82%로 집계됐다. 유성구는 10.03% 올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구와 서구도 각각 8.10%와 7.77% 상승해 나란히 2~3위에 들었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이 1.25%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세종시에 주택을 소유한 외지인의 거주지는 대전 유성구 4500가구(12.7%)·서구 3600가구(10.1%)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 거주자가 세종 관내 주택을 매입한 비율이 적잖은 것이다.

이 때문에 세종에서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애꿎게도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도 우려된다. 투기성 주택 매입자가 늘어날수록 주택 호가는 높아지고 선호하는 지역의 물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투기지역 해제를 건의했다. 세종시는 2018년 1~7월 주택가격상승률과 지가상승률이 투기지역 지정 기준인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다는 점을 투기지역 해제 요인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에 정부가 세종시를 규제에서 쉽게 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종시 부동산 관계자는 "외지인 비중이 높은 것은 그만큼 투자 수요가 많다는 얘기"라며 "당분간 정부가 세종시를 투기지역에서 풀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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