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거래 주춤… 버블세븐도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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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거래 주춤… 버블세븐도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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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19일 0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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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줄곧 강세를 보이던 강남권 아파트값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주춤하고 있다.

가격이 단기에 급등한데다 정부가 재건축 소형의무비율 완화,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놓고 갈팡질팡하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이 때문에 각종 호재와 악재에 민감한 일부 재건축 단지는 호가를 1천만-2천만원씩 낮춘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강남권 가격에 밀접하게 움직이는 목동,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과 성동구 성수동 등 개발 호재 지역은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저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뒤 지난주부터 추격매수가 잠잠해졌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폐지, 투기지역 해제 등 정부 방침에 따라 지역별 집값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주요지역의 주택시장 움직임을 짚어봤다.

◇ 강남 재건축 호가 하락 =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소형의무비율 완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단지의 경우 매매 호가가 1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주 후반 1천만원이 하락해 112㎡는 11억1천만원, 119㎡는 13억3천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1천만원 떨어져 43㎡의 경우 7억5천만원에서 7억4천만원으로 내렸다.

잠실의 S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폐지 무산 등이 심각한 악재는 아니지만, 단기 상승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한 박자 쉬어가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치 은마아파트는 호가 변화없이 매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하던 매수 희망자들이 일단 정부정책 변화 등을 지켜본 후 사겠다며 관망 자세로 돌아섰다"면서 "한동안 거래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도자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무산될 경우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며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개포동의 N공인 대표는 "금리가 낮기 때문에 대출을 낀 다주택자들도 정부 정책 변화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당분간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로 거래 공백이 이어지면서 시세보다 싼 물건만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 버블세븐, 호재지역도 '숨고르기' = 강남권을 제외한 버블세븐과 과천, 성수동 등지도 최근 실거래가가 상승한 뒤 지난주 들어 매수세가 멈칫한 상태다.

과천 별양동 주공2단지 저층 59㎡는 8억-8억3천만원, 주공7단지 52㎡는 5억5천만-6억원, 59㎡는 6억5천만-7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각각 7천만-8천만원 가량 상승한 뒤 매수자들이 붙지 않고 있다.

W공인 대표는 "강남권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그런지 지난주 후반부터 매수자들이 추격매수를 자제하며 호가 오름세도 진정되고 있다"며 "매도, 매수자 모두 집값이 어디로 튈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89㎡는 최근 6억3천만-6억4천만원에 팔린 후 6억6천만-6억7천만원짜리 매물만 남긴 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115㎡도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추격매수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초고층 재건축 개발 호재로 가격이 급등한 성동구 성수동 일대도 마찬가지.

강변 현대 109㎡는 6억5천만-6억8천만원으로 한 주 만에 다시 호가가 2천만-3천만원 뛰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용인시도 집주인들이 "싼값에는 안팔겠다"며 호가를 올리자 매수세가 쉽게 따라붙지 못한다.

용인 신봉자이 3차 112㎡는 지난해 말 3억5천만원에서 최근 4억원으로 5천만원 상승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강남권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버블세븐과 개발 호재 지역도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추격 매수가 나타날지,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정기를 거칠지는 정부 정책 방향과 강남권 집값 향배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강북은 이제야 '꿈틀' = 강남권 집값이 뛰면서 강북지역 일반 아파트는 최근 들어서야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중소형 아파트는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싼 저가 매물이 팔리면서 1천만원 정도 호가가 상승했다.

보람아파트 72㎡는 최근 2억원에 팔리면서 호가가 2억1천만-2억2천만원으로 올랐고, 주공1단지 79㎡는 2억3천만-2억4천만원에 거래된 뒤 2억4천만-2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도봉구 도봉동도 시세보다 10-20% 싼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동아아파트 112㎡는 최근 시세보다 15% 정도 싼 3억4천만원에, 서울가든 99㎡는 2억3천만원에 팔렸다.

U공인 대표는 "그동안 싼 매물도 잘 안 팔렸는데 지난달부터 매매속도가 빨라졌다"며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다는 '바닥' 인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북 집값은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강남 집값이 하락할 경우 강북의 주택시장은 다시 급매물도 안 팔리는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강북은 경기와 소득에 민감해 유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 등에 비해 상승세가 덜할 수밖에 없다"며 "강남 집값이 오르거나 소득이 늘어야 강남과의 가격차를 좁히거나 순환매매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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