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내리막 '마의 구간' 대형버스사고 왜 잦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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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내리막 '마의 구간' 대형버스사고 왜 잦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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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강원도 인제와 속초를 잇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서 또다시 대형사고가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 도로는 사고를 막고자 경찰이 구간단속에 나섰다가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준다며 카메라 철거를 요구하는 설악권 주민들의 요구 때문에 단속을 포기한 곳이어서 대책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26일 오전 10시52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울산바위 전망대 인근 미시령 관통도로에서 S 관광버스(운전자 신모.34)가 도로 우측 긴급제동시설의 산비탈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탑승객 40명 가운데 권모(75.서울시 동작구)씨가 숨지고 운전자 신씨 등 39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사고버스는 다행히도 제동장치 고장차량을 위해 도로당국이 설치한 긴급제동시설로 진입해 대형참사는 면했다.

긴급제동시설이 없었다면 사고버스는 가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계곡으로 추락하거나 중앙선을 넘어가 맞은편 도로의 축대벽을 들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한 탑승객은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와 고갯길을 내려가는데 브레이크가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사고 직전 상황을 설명했다.

또 사고를 목격한 미시령 동서관통도로㈜ 한 직원은 "도로를 순찰하던 중 울산바위 전망대 주차장에서 도로로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버스 1대가 쏜살같이 내려가더니 긴급제동시설로 들어가 산비탈을 들이받았다"며 "자칫하면 순찰 차량도 버스에 받힐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으나 긴급제동시설로 진입한데다 다행히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고 충격으로 버스 앞쪽에 탔던 탑승자들이 크게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권씨 등 산악회원 70여 명은 이날 오전 버스 2대에 나눠타고 서울대 입구에서 출발해 설악산으로 단풍 관광을 가던 중이었다.

경찰은 관광버스가 내리막 구간을 운행하던 중 브레이크 파열 등 제동장치 이상으로 긴급제동시설로 진입 후 산비탈을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사고가 난 지점은 지난 2007년 3월에도 경기도 연천군청 소속 버스가 주차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승용차가 10m 높이의 골짜기로 떨어지면서 차에 탔던 3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던 울산바위 전망대와 인접한 곳으로, 이 구간은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하는 마의 지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과속 및 제동장치 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인제군 북면 용대리 미시령터널 진입 100m 전방에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요금소 1.1㎞ 전방에 이르는 6.132㎞에 대해 지난해 2월부터 제한속도 시속 60㎞를 적용한 구간단속에 나섰으나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준다며 카메라 철거를 요구하는 속초지역 사회단체의 민원제기로 9개월 만에 중단했다.

경찰은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60㎞지만 이를 무시하는 차량이 많고 이로 인한 각종사고가 빈발해 구간단속에 나섰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중단했다"며 "과속금지, 엔진브레이크 사용 등 사고방지를 위한 운전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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