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연소 의원의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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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연소 의원의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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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 21일 호주에서는 연방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호주는 총선에서 과반수(76) 이상의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집권을 하게

 

2010.09.13

 

 

호주 최연소 의원의 인기몰이

 

 

지난 8 21일 호주에서는 연방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호주는 총선에서 과반수(76) 이상의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집권을 하게 되고 집권당의 Leader(당수)가 연방총리(Prime Minister)의 자리에 오른다.

 

지난번 선거에서 중국 통으로 알려진 캐빈 라드 (Kevin Rudd) 가 이끄는 노동당이 집권 연합당(Coalition , Liberal-National Party)에 승리하여 캐빈 라드 총리가 등장했다.

캐빈 라드 총리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전임 John Howard 총리가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puppet(꼭두각시)라 불릴 정도로 적극적 친미정책을 펼친 데 반해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떠오르는 중국과의 경제유대를 강화하면서 Big Australia정책을 펴나갔다. 한편 캐어도 캐어도 끊임없이 나오는 천연자원부국 호주에서 석탄, 철광석등의 천연자원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 Major들에게 "Super Resources Tax(추가 천연자원 이득세)"를 부과하여 국민복지 예산을 늘리고 모자라는 철도, 도로, 부두 등을 확충하는데 충당하겠다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다 호주 경제를 움직이다시피 하는 자원 Major들과 이로 인한 실업발생을 우려하는 다수의 기득권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어려운 입장이 되었다. 이 때 당내에 가장 큰 계파를 거느리고 있는 같은 노동당내의 2 인자이며 부수상(Deputy Prime Minister) Julia Gillard에 의해 수상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Julia Gillard는 당내 계파의 지지로 선거 없이 캐빈 라드의 잔여임기를 물려 받으면서 호주 최초의 여성총리로 등장하게 됐다 

하나 Julia Gillard는 수상자리에 오르자마자 자기를 동반자로 대우하고 부수상에 임명 했던 국민이 뽑은 캐빈 라드 전 총리를 국민의 동의(선거) 없이 당내 계파를 통해 축출했다는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범국민적인 회의가 확산됐다. 특히 전임 캐빈 라드의 출신지역인 퀸스랜드주에서 지지율이 폭락하자 정통성을 부여 받기 위해서는 취임 두 달도 안된 상태에서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밖에 없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던 선거결과 호주초유의 상태가 발생했다. 소위 '헝의회' (Hung Parliament.다수당 없는 의회)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50석 가운데 75:75가 되면 재선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에도 못 미치게 선거결과는 Julia Gillard 의 노동당이 72, Tony Abbott 의 연합당이 73석으로 나타났고 호주최초로 The Greens Party (녹색당) Victoria주에서 1명의 의원을 배출하게 되었고 4명의 무소속이 당선 되었다집권 노동당이나 야당인 연합당(Coalition) 모두 조각을 위한 76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집권을 위해서는 노동당은 4석을, 연합당은 3석을 무소속 당선자로 채워야만 하는 즉 자력으로는 어느 당도 집권할 수 없는 호주초유의 Hung Parliament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서부터 얘기는 재미있어 진다. 두 당의 Leader Julia Gillard Tony Abbott 과 무소속 당선자 그리고 녹색당과의 집권을 위한 연합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로 선거를 치르는 한국에서는 한 표 만이라도 더 얻으면 곧 집권을 의미하는데 1석을 더 확보하고도 집권을 할 수 없는 연합당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해 보인다. 그러나 76석을 확보 하기 전에는 집권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니 비록 1석이 더 많아 유리하긴 해도 열심히 무소속 당선자들과의 협상에 전념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먼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노동당의 Julia Gillard 였다. 급진적 성향의 녹색당이 보수성이 강한 연합당과는 함께 갈 수 없는 법. 바로 Julia Gillard의 노동당 지지를 선언 하면서 노동당 녹색당 연합 ( Labor-The Greens Coalition)이 탄생한 것이다. 호주 노동당이 타 당과 연합당을 구성한 것은 호주 정치사에 초유의 일이다. 이제 상황은 73:73 이 된 것이다. 창당이래 최초의 하원의원을 탄생시킨 녹색당으로서는 새로이 조각되는 내각에서 주요한 역할 (장관 자리 등)을 다짐 받았다는 이면 협상 내용이 보도를 통해 흘러 나왔다.

 

곧 이어서 Julia Gillard 에게 힘을 보태 준 것은 호주 남부의 타스마니아 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이 노동당 지지를 선언 함으로서 이제는 74:73으로 사태가 역전 된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노동당 성향이 강한 타스마니아 주 출신으로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허나 여기에도 어김없이 자기 지역구에 엄청난 추가예산 할당이라는 behind story 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노동당-녹색당 연합은 2, 연합당(Liberal-National Coalition) 3석이 더 필요한 상황. 나머지 세 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앞으로 3년간 국정을 담당할 Prime Minister를 결정하는 Key Player 역할을 하게 된 셈. 호주 초유의 막강한 Power가 이들 세 명에게 주어지게 된 것이다.

 

3 명의 무소속 당선자들은 별도의 회합을 갖고 두 당의 지도자를 각각 따로 만나 향후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질문서를 건네 주면서 회답을 요구했다. 각 언론들은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3명의 무소속 당선자들이 되도록 오래 이 Power of Balance를 즐기고 싶어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이 느긋하게 결정을 미루고 있는 동안 언론들은 이 세 명의 지역구에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과연 자기들이 뽑은 선량이 어느 당을 선택하고 누구를 연방총리로 지지 하면 좋겠느냐는 여론조사 결과 세 지역 모두 야당인 연합당과 그 Leader Tony Abbott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라는 지역 민심이 드러났다. 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들 세 명의 당선자가 여론조사에 나타난 지역구 민심을 따르지 않겠느냐, 그러면 결국 자기당의 총리를 계파의 힘을 빌려 밀어낸 Julia Gillard 가 국민들의 심판을 받고 야당인 연합당에 정권을 물려주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극히 상식적인 결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하나 이는 정치판의 뒤 거래가 얼마나 상식을 뒤 엎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아전인수격인 비 상식이 지배하는 무대라는 것을 모르는 순진한 생각임이 곧 바로 드러나게 된다.

 

드디어 개표가 완료 된지 17일이나 지난 9 7일 퀸스랜드주 북부 광산지역에서 당선된 무소속 Bob Katter 3명중 가장 먼저 연합당 지지를 선언했다. 이는 노동당으로부터 12석을 뺏은 연합야당의 아성이 된 퀸스랜드주 출신으로서는 또한 그럴 수 밖에 없는 선택으로 알려졌다. 물론 연합야당의 정책이 특히 농촌지역 출신인 자기 지역구의 발전에 더 합당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제 의석 수는 74:74, 나머지 두 명의 결정에 차기정부의 운명이 달린 것 이다.

 

7일 오후 3시경, 끝까지 시간을 끌던 두 명의 무소속 당선자인 Tony Winsor Rob Oakeshott 가 의사당 기자 회견장에 나타났다. 이들 두 명은 Victoria주의 농촌지역 출신이었다. 이들은 국가이익에 대해 얘기하고, 호주의 근간인 농촌정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정부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마지막 시간까지 자기들에게 주어진 Power를 즐기는 듯 했다. 그리고는 자기들이 얼마나 이 결정을 위해 고심을 해 왔는지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 놓은 뒤 Julia Gillard 의 노동당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을 뽑아 준 지역 주민들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리라는 상식을 배반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국은 자기들의 속내를 드러내게 되었다. 즉 자기들이 야당인 연합당을 선택할 경우 재 선거를 실시할 경우 압승이 예상되는 연합당이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 같고 (그러면 자기들의 재 당선은 보장 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Julia Gillard를 선택할 경우 끝까지 3 년 임기를 다 채울 것 같아서 Gillard를 택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일국의 선량으로서 취할 수 없는 비 도덕적인 결정인가? 하나 이것도 또한 민주주의의 속성이니 어찌하랴.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들의 선택 역시 존중되어야 하니까.

 

결국 이번 호주총선은 노동당의 재집권으로 판가름 났고 Julia Gillard 총리는 마지막 Casting Vote를 자기에게 던져 준 Rob Oakeshott 에게 즉각적으로 장관자리를 제안하면서 (무소속의원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자기에게 집권의 길을 열어 준 이들 두 명의 무소속 당선자의 결정을 극적으로 환영했다. 물론 Tony Winsor 에게는 수조 달러에 달하는 지역구 예산 배정 약속과 함께 이들에게 자기 임기 중 주 1회씩 단독 면담과 재무장관 겸 부총리에게 정국 브리핑을 하게 하겠다는 미끼가 따랐음이 드러났다. 자기를 부총리로 임명해 준 당의 리더이자 총리를 몰아내고 총리자리를 꿰 찼던 당찬 그러나 도덕적으로 취약한 수상과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배반하고 개인이익을 위해 노동당의 집권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도덕적으로 비난 받는 무소속들과의 아슬아슬한 연정이 막 시작된 것이다. 호주 최초의 Minority Government (소수가 집권 하는 정부) 가 탄생한 것이다.

 

한편 총선에서 72:73으로 1 석을 더 얻고 국민 총 투표수에서도 노동당을 앞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무소속의 지지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집권에 실패한 연합당의 Tony Abbott 당수는 무소속의 지지로 76석을 확보하여 내각구성을 하게 된 Julia Gillard 에게 즉각 축하를 보내고 그 동안 Hung Parliament 상태에서 혼란에 빠졌던 정국 안정에 적극 협조 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패배요, 차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덕목이 아니겠는가?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은 브리스베인 북부 지역구에서 연합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 된 호주 역사상 최연소 의원의 탄생이다. Wyatt Roy라는 이 젊은 선량은 당년 20세의 대학생의 신분으로 호주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모든 이들 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앞으로의 이 젊은 선량의 행보가 주목을 받게 될 것 이다. 10년 후라야 그의 나이 겨우 30. 호주 최초 아니 어쩌면 세계 최초의 20대 혹은 30세 총리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듯 싶으니까 말이다.

 

 

필자소개

 

 

1946년 경남 진주 출생. 성균관 대학교 영어 영문학과 졸업.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로 활동, 럭키화학과 럭키개발에서 근무했다. 1989년 호주 브리스베인으로 이주한 뒤 호주 퀸슬랜드 주 정부 개발성 해외투자담당 상임고문과 초대 퀸슬랜드 주정부 한국 무역및 투자대표부 대표(2000. 12- 2009. 4)를 거쳤다. 현재는 호주 East West Park Lines사 Projec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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