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굿즈 열전]④ 스벅 다이어리가 뭐길래…커피전문점 MD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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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굿즈 열전]④ 스벅 다이어리가 뭐길래…커피전문점 MD 전쟁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0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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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시장서 웃돈 얹어 거래도…소비자 로열티+매출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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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을 뜻하는 '가심비'가 이를 대표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캐릭터에 열광한다. 이들은 캐릭터에 담긴 스토리에 자신을 투영하며 캐릭터 굿즈(Goods)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편집자주>

① 펭수 에세이, 스벅 다이어리…밀레니얼 세대 열광

② 밀려드는 러브콜, 펭수 전성시대

③ '겨울왕국2' 흥행에 등골 휘는 소비자들

④ 스벅 다이어리가 뭐길래…커피전문점 MD 전쟁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올 겨울에도 '다이어리 대란'이 일었다.

커피전문점은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까지 일정량 이상 제품을 이용하면 다이어리로 교환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에 돌입해 소비자들을 유혹한 것이다.

단연 돋보이는 업체는 스타벅스다. 2003년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처음 시작한 스타벅스는 이 분야 '원조'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타벅스는 2003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와 다이어리를 매년 선보여왔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앱으로 e-스티커를 적립할 수 있다. 시즌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7잔을 마셔야 다이어리 교환 조건이 충족된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각각 크기와 색상, 내지가 다른 3~4종으로 출시되는데 인기 있는 디자인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교환 기간이 지나면 e-스티커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e-스티커를 1장에 1000~2000원에 구하거나 판매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스타벅스 측은 "전 색상이 고르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입고가 원활하지 않은 인기 색상의 경우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불을 지핀 다이어리 프로모션은 업계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다. 스타벅스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은 업체의 경우 소장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유명 캐릭터와 의기투합했다.

투썸플레이스는 BT21, 엔제리너스는 스누피, 할리스커피는 디즈니와 협업한 신년 키트를 선보였다. 공차는 모델 이승기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담긴 다이어리를 선보여 완판됐다.

사실 다이어리는 커피전문점들의 머천다이즈(MD) 전쟁에 있어 '빙산의 일각'이나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다이어리뿐 아니라 커피업계 텀블러, 머그컵, 콜드컵 등 머천다이즈(MD) 열풍을 이끌어 낸 주역으로도 꼽힌다.

실제로 신학기, 벚꽃, 할로윈 등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즌별 MD가 '스타벅스 마니아'를 양산한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MD 매출이 전체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커피업계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도 성수, 삼청 등 지점별 특색을 담은 한정판 에코백 등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 블루보틀에서만 선보이는 '글라스 머그'는 없어서 못 사는 제품이 됐다. 이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 일찍 줄을 서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수급 일정이 정기적이지 않은 만큼 블루보틀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글라스 머그의 입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어리나 텀블러 등 MD를 소장함으로써 좋아하는 브랜드의 감성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한 것"이라며 "업체 입장에서도 부가 수익과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MD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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