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공정에 와이파이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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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공정에 와이파이가 필요할까?
  • 김종훈 한국 자동차 품질연합 대표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03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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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아무리 전자화, 자동화, 모듈화 하여도 결국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마무리되는 공정이다. 작업자의 정성이 얼마나 집중되느냐에 따라 결함이 최소화 될 수 있는 제품이다. 긴장감을 늦추거나 일상적인 타성에 빠져 새 차에 하자나 결함이 발생한다면 결국 피해는 비싼 돈을 들여 자동차를 구입한 아무 잘못이 없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몇 해 전 국내 완성차업체 공장을 방문하면서 충격적인 현장을 체험을 하기도 하였다. 자동차 제조라인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맡은 공정을 마치면 앉아서 책이나 신문을 보거나 거리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 자전거를 라인 옆에 세워 놓고, 심지어 흡연까지 하는 경우를 목격하기도 한다. 점심시간에 공장 근처 외부 음식점에서 현장 작업복을 입은 여러 명이 음주를 하는 현장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반주라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과연 완벽한 자동차 생산이 될까 심히 의심스러웠다.

요즈음 스마트폰과 관련하여 다양한 부작용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사무실에서 심지어 돌이 되지 않은 보채는 애기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는 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 폰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심각한 중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스마트 폰 중독현상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만드는 제조공장에 있는 일부 작업자에게 까지 침투되어 있는 현장을 보고 느끼는 감회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현장에서 근무시간에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였다가 노조가 특근 거부까지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소동이 일어나자 사측이 후퇴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조합원의 힘이 세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회사 측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노사 양측의 소비자를 위한 반성의 시간이 절실하다.

해외 자동차업체에서는 판매 감소와 미래 차 대응을 위해 구조조정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 역시 이러한 파고를 피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어려운 여건에는 개의치 않고 임금협상에 불만을 품고 부분 파업을 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생산 물량이 대폭 감소한 상태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결의한 자동차회사도 있다. 회사가 존재해야만 노조가 있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동차 회사는 현장 근무자의 공정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제조회사는 소비자한테 사랑받을 때 결함 없는 자동차의 품질로서 보답을 해야 한다. 자동차회사는 노조에 무슨 약점이 잡혀 있는지 적당히 양보하거나 타협하고 잘못되고 고쳐야 할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간다.

빈곤의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나쁜 습관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공생의 관계다. 이제라도 노사가 양질의 품질로서 상생하는 묘법을 찾아야만 한다. 우리가 IMF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샐러리맨이 직장을 잃는 충격과 차가 팔리지 않아 재고 차량이 자동차공장 인도까지 가득 채워진 아픈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가?

몇 해 전 일본 자동차 업체 조립 공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작업 중에는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자체가 아예 없었다. 주어진 공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근무자에게 물었다. "매사에 적극적이면서 친절한 태도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돌아온 답은 "자기 업무에 대해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이기 때문이다"이었다. 와이파이 설치도 임금인상도 아닌 품질의 프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김종훈 한국 자동차 품질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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