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흔들리는 제주삼다수…추격자들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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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흔들리는 제주삼다수…추격자들 잰걸음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04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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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공장 가동 중단, 1위 지켰지만 점유율 30%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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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국내 먹는 샘물 1위 제주삼다수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직원 사망사고로 공장 가동이 중단돼 점유율이 하락한 데 이어 최근 단체협상을 두고 창립 이래 첫 총파업 사태까지 발생했다.

점유율을 소폭씩 키우며 추격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부터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까지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향후 시장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조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공사 창립 이래 최초의 파업 사태다.

오경수 사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튿날 사표를 냈지만 노조는 수위를 더 높여 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30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어 경영진 퇴진과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미 합의됐던 처우개선안을 돌연 변경·취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공사는 동절기 공장 설비 정기검사를 마치고 2일부터 공장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총 파업으로 전체 4개 생산라인 중 L2, L3, L5라인 3곳의 생산이 중단됐다.

공사가 비축해둔 제주삼다수 물량은 11만2000t 가량이다. 공사는 삼다수 유통판매사인 광동제약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6만t을 확보해 당분간 육지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물류관리팀 직원 상당수도 노조에 포함돼 유통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차질은 물론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10월 말 제주삼다수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사고로 인해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됐을 때도 도외 공급에는 일부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역시 이 사망사고를 발단으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제주삼다수는 50%에 달했던 점유율이 닐슨 집계 기준으로 2018년 39%까지 떨어졌다. 2위 아이시스(12.3%), 3위 백산수(8.4%)와 비교하면 격차가 아직 크지만 30%대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충격이 컸다.

2019년 1~9월에는 점유율 38.3%로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빈 틈'을 후발 주자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용량 트렌드에 맞춰 300ml 용량의 '아이시스 8.0'을 출시했다. 또 온라인 직영몰 '칠성몰'을 7년만에 재단장해 정기배송 서비스, 원클릭 주문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그 결과 아이시스 생수 판매량은 2016년 30%, 2017년 11%, 2018년 12%씩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주삼다수와 마찬가지로 제주도를 수원지로 하는 오리온도 '미네랄워터'를 정기 배송해주는 별도 앱을 론칭해 단골 모시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한 소비 요인인 만큼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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