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제기된 '벌떼 입찰' 의혹…호반건설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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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제기된 '벌떼 입찰' 의혹…호반건설 왜 이러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02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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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입찰에 계열사 수십곳 동원…건축비 부풀려 3000억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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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호반건설이 시공 능력이 없는 계열사 수십 곳을 동원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추첨 방식으로 매각한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공공택지를 낙찰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호반건설은 같은 방법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공공택지를 싹쓸이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은 지난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반건설이 입찰 과정에서 시공 능력이 없는 계열사 수십 곳을 동원해 일명 '벌떼 입찰'을 하는 방법으로 택지를 낙찰받았다고 주장했다.

호반건설이 낙찰받은 위례신도시 A1-2, A1-4 블록은 위례신도시 공동사업자인 SH공사가 2016년 추첨 방식으로 매각한 토지다.

경실련은 "두 블록을 낙찰받은 업체는 각각 호반 계열사인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주택인데, 실제 아파트를 분양한 곳은 계열사가 아닌 호반건설"이라면서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하고 일감을 몰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월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2018년 LH가 분양한 473개 공공택지 가운데 44개(9.3%)를 호반건설이 이런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송 의원은 호반건설이 여러 곳의 페이퍼컴퍼니(유령 자회사)를 추첨에 참여시키는 편법을 사용해 이런 '편중'을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당 기간 호반건설은 계열사 40여 곳을 설립했는데, 이 중 20곳 이상이 직원 수가 10명 미만이었다.

이에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과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호반건설과 LH에 대한 서면 조사를 마무리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실련은 또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분양 과정에서 건축비를 3.3㎡당 1000만원까지 부풀려 총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000만원 건축비 중 간접비와 가산비가 48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하는데, 과거 위례에서 공급된 A1-11 블록은 107만원에 불과해 370만원이 높다"며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는 큰 차이가 없지만 부풀리기 쉬운 간접비와 가산비를 부풀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H공사·LH 자료 등으로 계산한 적정 건축비가 평당 5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은 2개 블록에서 무려 3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셈"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 기회가 줄어들면 국민들도 다양하고 품질 좋은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게 되고, 신도시 아파트의 부실시공과 품질 논란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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