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굿즈 열전]③ '겨울왕국2' 흥행에 등골 휘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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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굿즈 열전]③ '겨울왕국2' 흥행에 등골 휘는 소비자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02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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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캐릭터=흥행' 공식 통했다…"어린이 꾸밈경쟁 조장한다"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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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을 뜻하는 '가심비'가 이를 대표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캐릭터에 열광한다. 이들은 캐릭터에 담긴 스토리에 자신을 투영하며 캐릭터 굿즈(Goods)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편집자주>

① 펭수 에세이, 스벅 다이어리…밀레니얼 세대 열광

② 밀려드는 러브콜, 펭수 전성시대

③ '겨울왕국2' 흥행에 등골 휘는 소비자들

④ 스벅 다이어리가 뭐길래…커피전문점 MD 전쟁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 두 딸을 둔 30대 소비자 A씨는 이번 달 '엘사' 드레스 구입에만 10만원을 썼다. 최근에는 딸이 엘사 구두와 화장품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과연 사줘도 괜찮을 지 고민에 빠졌다.

5년만에 다시 돌아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극장가에 이어 유통가까지 휩쓸었다. 주요 등장인물인 '엘사' '안나' '올라프' 등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70여개 브랜드가 겨울왕국2 측과 공식 파트너 관계를 맺고 의류, 장난감 등 1000여종에 달하는 상품을 내놨다. 애니메이션이 역대 외화 신기록을 새로 쓰면서 관련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여운을 이어가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겨울왕국2 개봉 후 20여일간 60개의 캐릭터 완구 관련 상품으로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몰에서 키덜트족을 타깃으로 한정판 피규어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피규어 단품은 엘사와 안나 20cm, 올라프 18cm 크기로 실제 캐릭터의 표정과 머리카락 등을 자세하게 표현했다.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미니어처 크기로 재현한 디오라마 피규어도 선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28일부터 '강남 필통' 브랜드로 유명한 스미글에서 제작한 겨울왕국2 에디션을 국내 단독으로 수입·판매하기 시작했다. 상품은 가방, 필통, 물병 등 10여개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겨울왕국=흥행'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가 겨울왕국2 개봉에 맞춰 지난 11월 말 출시한 케이크 2종은 1주일만에 2만개가 팔려나갔다. 역대 뚜레쥬르 케이크 중 최단 기간 판매 기록이다. 3주 만인 지난 주까지 약 7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연말연시에는 케이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10만개가 판매가 거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뚜레쥬르의 겨울왕국2 케이크는 영구 소장할 수 있는 엘사와 안나의 피규어가 핵심이다. 박스 겉면에도 가위로 잘라서 쓸 수 있는 캐릭터 이미지가 삽입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인기다.

비슷한 시기 SPC 배스킨라빈스가 출시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엘사와 안나의 겨울왕국'도 지난주까지 5만개를 팔아 치웠다. 마찬가지로 엘사와 안나 피규어가 장식된 것이 포인트다.

초콜릿 브랜드 '킨더조이'도 겨울왕국2 피규어 장난감 8종이 무작위로 들어 있는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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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의 주요 타깃이었던 여자 어린이들은 특히 엘사, 안나의 의상을 재현한 의류와 화장품에 열광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아동복 브랜드 로엠걸즈와 코코리따가 선보인 겨울왕국2 드레스는 온라인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됐다. 추가 물량도 3일 만에 동났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겨울왕국 콘셉트의 쥬얼리와 화장품이 담긴 '매직캐리어화장대'와 엘사·안나 드레스 2종을 내놨다. 화장품 기업 슈슈코스메틱은 겨울왕국 네일 3종 세트와 립밤, 핸드크림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화장품과 구두 등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굽이 5cm인 아동용 구두까지 등장해 "산업계가 어린이들의 꾸밈 노동을 부추긴다"며 찬반 논란이 일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학교나 유치원에서 드레스를 입은 친구의 모습을 보고 상품 구입을 조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아동들 사이 엘사, 안나를 롤 모델로 삼고 따라하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겨울왕국1 때보다 캐릭터 상품 출시가 더 활발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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