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하기 위해 범죄도…명품에 빠진 10대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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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하기 위해 범죄도…명품에 빠진 10대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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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소비문화 조장하는 인플루언서, 자제하는 모습 보여야"
▲ 사진은 기사와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사진은 기사와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수백만원대 명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정판이나 명품 의류를 소비하고 자랑하는 '플렉스' 트렌드가 10대 청소년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력이 없는 10대들이 수백만원대 명품을 소유하기 위해 절도 및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스마트학생복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을 3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소비실태 설문조사 결과, 56.4%(202명)가 '명품(액세서리, 의류, 신발 등)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근 소셜미디어(SNS)상에서는 청소년들의 명품 인증샷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청소년들이 올린 명품 '하울 영상(구매한 제품을 품평하는 동영상)'이 떠돌고 있다. 특히 발렌시아가 스피드러너, 구찌 라이톤 등 100만원 전후의 스니커즈뿐만 아니라 200만원 이상의 발렌시아가 C컬 패딩을 입은 청소년도 찾아볼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이 같은 고가의 명품 제품을 살 수 있었던 배경으로 △부모님께서 사주신다(39.1%, 140명) △내 용돈을 모아 구매한다(25.7%, 92명)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구매한다(14.2%, 51명) △친구들과 돈을 모아 돌아가면서 선물한다(1.4%, 5명) △기타(19.6%, 70명)의 의견을 내놨다.

다만 경제적 능력보다 더 큰 명품소비이기에 이 같은 배경으로만 설명하기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리셀(되팔기) 시장이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줄을 서서 한정판 스니커즈 등을 구매해 정가의 몇 배 이상을 붙여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이 소유한 명품 신발과 옷을 깨끗한 상태로 착용한 후 품귀현상이 있을 때 정가 보다 높은 금액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들은 리셀 사이트를 악용해 허위 매물을 올리고 돈을 편취하는 등 사기사건에 연루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2018년 부산에서는 고등학생 A군(당시 17)이 학교 후배 7명을 협박해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빼앗고 이를 이용해 중고사이트에 명품 의류를 판다고 속인 혐의(공갈·절도·사기)로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연천에서는 명품 의류나 골프채 등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판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1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명품 의류를 직접 절도하는 사건도 수차례 발생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명품 의류 매장에서 패딩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B군(16)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B군 등은 광주 서구 백화점과 아울렛 명품 의류 매장에서 168만원 상당의 패딩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말 부산에서는 C군(18)이 입원한 선배 D군(19)의 병실에 침입해 130만원 상당의 명품 패딩을 훔쳤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명품 유무에 따라 친구들 간 계급이 나뉘는 환경 조성도 청소년 명품 소비의 병폐 가운데 하나다. 종로구에 사는 고등학생 김모군(18)은 "학교에 스톤아일랜드 패딩과 발렌시아가 스니커즈 등 명품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며 "나도 명품 구매를 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그들과 어울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대열에 끼지 못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도 했다. 유튜브 제목 '18살 도라에몽 제나의 첫 샤넬, 프라다, 그리고 디올!' 영상에는 "인생 현타(현실자각 타임·자기 처지를 깨닫고 허탈감을 느끼는 상태를 이르는 신조어) 오겠다", "엄마 잘 만나서 호강하고 부럽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 강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한 심리상담사는 "플렉스 소비문화를 조장한 일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등이 우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청소년들도 군중심리에 이끌려 경제력 보다 큰 소비를 하다 보면 범죄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변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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