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뷔페가 처음 등장했던 2000년대만 해도 "그 가격이면 다른 걸 먹겠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10년여가 흐른 지금 판도는 바뀌었다.
'소확행'과 '가심비'로 대표되는 소비 트렌드는 딸기 뷔페를 비롯해 호텔의 각종 프로모션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성미가 급한 필자는 딸기뷔페를 기다리지 못하고 지난주 롯데호텔서울에 들러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보고 왔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2단 또는 3단 트레이에 디저트를 올려 티와 함께 제공하는 메뉴다. 최근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 있는 인스타그램 소재가 됐다.
독특한 점은 바 입구에 야생 동물들의 모형을 전시해둔 점이었다. 알고보니 뷰티 브랜드 '샹테카이'와 함께 하는 멸종위기종 보호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협업의 결과물로 딸기 애프터눈 티의 트레이에도 치타, 코끼리, 기린, 사자, 팽골린, 코뿔소 등 6종의 야생동물 피규어가 장식된다.
최근 치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라이프 오브 사만다'를 감명 깊게 본 터라 귀여운 아기 치타 피규어에 마음을 홀딱 빼앗기고 말았다.
2~3단에는 케이크부터 다쿠아즈, 컵 푸딩, 쿠키 등 딸기 디저트 10종이 올라간다. 1단에는 식사대용으로 좋은 샌드위치와 스콘이 있어 포만감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디저트의 경우 가니쉬와 재료 선정에 공을 들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3인이었기 때문에 디저트를 '순삭'(순간삭제) 했는데 2인이 오면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디저트와 티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직원의 권유로 샹테카이와 롯데호텔이 함께하는 캠페인에도 참여하게 됐다. '샹테카이 와일드 뷰티' 앱을 다운로드 받아 증강현실로 나타나는 야생동물과 사진을 찍으면 경품도 얻고 기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샹테카이 미니 화장품을 받을 수 있다. 선착순 소진이므로 빨리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게시물이 일정 수에 도달하면 동물보호단체에 기부로 이어진 다는 점이 '가심비'의 종착점이라는 생각이다.
나의 '먹부림'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다니…. 뿌듯함이 느껴졌다. 문턱이 높게 느껴졌던 호텔 식음업장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다. 차 한잔과 달콤한 디저트의 조합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