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굿즈 열전]① 펭수 에세이, 스벅 다이어리…밀레니얼 세대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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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굿즈 열전]① 펭수 에세이, 스벅 다이어리…밀레니얼 세대 열광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2월 20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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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을 뜻하는 '가심비'가 이를 대표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캐릭터에 열광한다. 이들은 캐릭터에 담긴 스토리에 자신을 투영하며 캐릭터 굿즈(Goods)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편집자주>

① 펭수 에세이, 스벅 다이어리…밀레니얼 세대 열광

② 치솟는 몸값, 펭수의 전성시대

③ '겨울왕국2' 흥행에 등골 휘는 소비자들

④ 스벅 다이어리가 뭐길래…커피전문점 MD 전쟁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최근 인기 연예인 못지 않게 러브콜을 받는 유튜버가 있다. '남극에서 온 EBS 연습생'이라는 사연을 가진 펭수다. EBS 사장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른다거나 '언짢다' '화가난다'는 감정 표현에도 가감이 없다. "눈치 챙겨" "펭-하(펭수 하이)" 등 유행어도 벌써 여러 개다.

뿡뿡이나 뚝딱이 같은 EBS 기존 캐릭터들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에서는 마치 인간 관계를 투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육대'(아이돌 육상대회)를 패러디 한 '이육대'(EBS 육상대회)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펭수는 구독자 100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반열에 올랐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이미지가 좋은 펭수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몰려든 것은 당연지사. 아이스크림이나 참치처럼 펭수와 어울리는 식품 브랜드는 물론 숙직실에 머무는 펭수를 위해 집을 지어준 건설사까지 구애 방식은 다양하다. 혹자는 펭수의 몸값이 5억원까지 치솟았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펭수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허락한 업체는 몇 군데 되지 않는다. SPA 브랜드 '스파오'와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정도다. 스파오는 이달 중으로 펭수 이미지를 활용한 의류를 출시할 예정이며 정관장은 설을 앞둔 내년 1월 CF를 방영할 방침이다.

놀(다산북스)이 펴낸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출판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5년여만에 다시 돌아온 엘사의 마법도 통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4주만인 지난 16일자로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겨울왕국의 경우 개봉 전부터 유통가가 분주히 움직였다. 디즈니와 손잡고 주요 인물인 엘사, 안나, 올라프의 이미지를 활용한 굿즈를 찍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엘사가 입은 것과 똑 같은 드레스부터 구두, 화장품까지 어린이들이 사용하기에 과한 상품이 난립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겨울왕국 캐릭터 상품은 영화의 주요 타깃인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Kid+Adult)족들은 실제 캐릭터 모습을 구현한 피규어나 침구용품, 식기류 등에 열광한다.

과거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던 아이들은 이제 커피 전문점 쿠폰을 모으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에서 시작한 다이어리 마케팅이 전 산업계로 퍼졌다. 음료 1잔에 스티커를 1개씩 적립해주고 일정 개수를 모으면 다이어리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소셜미디어(SNS)나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품절된 다이어리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거나 스티커를 개당 2000원 가량에 판매하는 글이 줄을 잇는다.

유통업계 및 전문가들은 제품의 기능만으로 승부하는 시기는 지났으며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힘든 현실 속에서 펭수 같은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하는데, 특히 펭수의 경우 당돌하고 톡톡 튀는 태도에 위로와 카타르시스를 얻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마케팅 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에 업체들이 지금 제일 유명한 펭수를 초빙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펭수 신드롬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 3만불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기능과 성능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며 "스타벅스 다이어리나 텀블러를 소장함으로써 스타벅스 고유의 문화를 공유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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