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총선 출마 공식화?…'농민 대통령' 책임 내려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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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총선 출마 공식화?…'농민 대통령' 책임 내려놓나
  • 김현우 기자 top@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1월 27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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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개도국 지위 포기와 임원 인사 등 현안 보다 개인 정치 행보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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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현우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20일 고향인 전남 나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앞서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임기를 다 채울 수 없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지 2주 만이다.

27일 농협중앙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내년 4‧15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에게 '친문 농협중앙회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만큼 이날 기념회에는 송영길, 이개호 의원을 비롯해 현직 시장 등 지자체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전남북도지사도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대신했다.

김 회장은 앞서 11월 1일 전남대 초청특강을 마무리한 자리에서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지역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다음 목표를 암시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지난 7일 열린 농협중앙회 임시이사회 석상에서는 "농축산식품부와 농협 사이 시각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농업인을 위한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보다 구체적인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초쯤 김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직을 중도 사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임기 만료 시점은 내년 3월 11일까지다.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도 김 회장이 총선 출마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농업과 농민의 미래를 위해 끝없이 고민하겠다"는 인사말을 한데다, 기념회 자리에 유력 정치인들 다수가 참석한 것을 두고 총선 출정식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와 연말 금융자회사 CEO 인선 등 농협중앙회의 중차대한 현안을 목전에 두고 개인적 정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반응도 있다.

김 회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약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농협중앙회장의 공백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WTO개도국 지위 포기로 대한민국 농업 전체가 위기에 놓였는데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220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민 대통령'의 책임을 내려놓는 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차기 회장 선거에서 농협중앙회장직을 자신의 정치 행보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 같은 인물은 농심(農心)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때문에 김 회장의 조기 사퇴가 내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두 달여 남짓 남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35개 계열사와 10만명 이상의 임직원, 그리고 전국 1400여개의 단위조합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출한다. 현재 농협의 공정자산 규모는 59조4330억원(2018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9위(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0개 대기업집단)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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