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별 판매가 공개…소비자가격 얼마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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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별 판매가 공개…소비자가격 얼마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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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5월 06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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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별 석유제품 공급가격의 온라인 공개가 기름 값을 끌어내려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정유업계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정유사들은 저마다 직영 대리점이나 각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의 주간 단위 판매가격을 매주 목요일까지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정부는 이렇게 수집한 정유사별 공급가격을 매주 금요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과 석유정보망(www.petronet.co.kr)에 공개하게 된다.

첫 공개일은 오는 8일이다.

지금까지는 정유사 각각의 판매가격이 아닌, 이들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합쳐 평균한 판매가격을 일주일 단위로 공개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정유사별 판매가격 공개가 가져올 영향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무엇보다 이 조치가 석유제품 공급자 간 가격경쟁을 촉진해 기름 값 인하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탓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그간 비밀이었던 사별 판매가격의 뚜껑이 열리면 어느 정유사가 더 싸게 또는 더 비싸게 석유제품을 판매하는지 투명하게 드러나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사별 판매가격 공개에서 일단 표면적으로는 SK에너지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GS칼텍스가 조금 불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이는 사별 석유제품 유통구조의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이다.

SK에너지는 자체 판매조직을 거의 두고 있지 않다. 대리점이나 주유소와 직접 거래하기보다는 유통단계의 중간에 SK네트웍스를 거치도록 유통망이 짜여 있다.

즉, SK에너지가 석유제품 판매량의 90% 이상을 SK네트웍스에 넘기면, SK네트웍스가 각 주유소에 재판매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SK네트웍스는 리터당 10원가량의 유통마진을 붙여 자영주유소에 파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가 이번에 공개하는 가격은 SK네트웍스에 넘기는 출고가격이며, SK네트웍스가 주유소에 판매하는 가격이 아니다.

이에 반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자영주유소와 직거래하는 판매량이 전체의 70% 이상에 이른다.

이 때문에 GS칼텍스 등은 SK에너지와는 달리 자영주유소에 넘길 때 자체적으로 붙이는 유통이윤을 더한 판매가격을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겉으로 볼 때 SK에너지의 공급가격에는 SK네트웍스의 유통차액이 빠져 더 싸게 보이고, GS칼텍스 등의 판매가격에는 유통수수료가 붙어 더 비싸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GS칼텍스는 가격공개의 취지를 살리려면 정유사별 같은 조건에서 수집한 가격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어쨌든 정부는 정유사 간 경쟁을 시켜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복안이지만,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의 유통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을 촉발한다고 해도 가격 인하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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