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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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팬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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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정면승부 이길 자신 있다"…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0%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승부사(勝負師).

 

'아이폰''옴니아'로 대표되는 애플사와 삼성전자 간의 스마트폰 대전이 불을 뿜던 올해 초. '스카이'시리즈로 국내 휴대전화 업계를 주름잡았던 팬택은 조용했다.

 

이렇다 할 신제품도, 출시 계획도 없는 '묵언수행' 그 자체였다. 그랬던 팬택이 최근 '시리우스' '이자르' '베가'라고 명명한 신형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앞서 언급한 경쟁업체들을 향해 '원투펀치'를 날리고 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잘 짜여진 '시나리오'가 있었다. 보다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껏 몸을 움츠린 '인고(忍苦)'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박 부회장은 "전쟁이 시작됐다(The war begins)"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올린다는 복안이다.

 

2010 7월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팬택의 미래가 박 부회장 의 양 어깨에 걸려있는 분위기다. 

 

박 부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팬택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인지 직접 들어봤다. (이하 인터뷰 전문)

 

◆ "'베가', 그 어느 것 하나도 아이폰에 뒤지지 않아"

 

Q : 팬택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완성 휴대전화 대표 업체로 손꼽히는데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국내외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너무 조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애플사의 아이폰으로 인해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팬택 역시 이런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회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놨습니다만 아이폰은 또 한 번 팬택을 존폐의 기로에 서게 했습니다. 애플로부터 촉발된 패러다임의 전환은 휴대폰을 만드는 기업에서 모바일 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겨줬고, 이 점을 심사숙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Q : '시리우스'를 신호탄으로 '이자르' '베가'에 이르기까지 팬택의 스마트폰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아이폰이 쥐고 있는 느낌이 강한데요. 아무래도 기술력이 좌우하지 않겠습니까.

 

== 지난 1년 여 동안 연구·개발 끝에 팬택의 최초 스마트폰인 '시리우스'를 지난 3월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로소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입니다. 시리우스는 월간 4만여대 이상 씩을 판매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습니다.  

'이자르'는 여성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만든 전략 스마트폰 입니다. 기계적이며 투박한 남성중심적 스마트폰에서 크기, 기능 및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여성 고객의 기호를 고려한 것이 특징이죠.

'막내'라고 할 수 있는 '베가'는 이들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나 소프트 웨어, 그 어느 것 하나도 아이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Q : 복싱경기로 예를 들자면 ''에 이은 강력한 '스트레이트'를 상대방, 즉 경쟁업체들에게 작렬시킨 것으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베가'의 스펙에 대해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 '베가'는 안드로이드 OS 2.1 버전에 퀄컴 스냅드래곤 1GHz, 3.7인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습니다. '정전식' 터치방식을 채택했구요. 무게는 지금까지 출시된 국내외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가벼운 114g으로 맞춰놨습니다. (국내 출시를 앞둔) 아이폰4와의 무게감 비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아울러 웹브라우저 플래시를 지원해 컴퓨터와 동일한 컴퓨터 환경을 제공하고, 3D 위젯으로 보다 입체감 있는 화면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Q : '베가'의 디자인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대체적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입니다.

 

== 현존하는 이른바 4세대 스마트폰중 가장 강력한 사양에 잘생긴데다 가벼운 제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심미적 감성과 기술력을 조화시킨 제품이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베가'는 기존의 스마트폰과 달리 4각의 느낌과 동시에 부드러움과 컴팩트함을 살렸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기술력은 물론 세련됨을 유독 강조합니다. '촌스러운 것은 안 된다'는 소비패턴이죠.

그립감을 높이기 위해 후면 커버 디자인을 손바닥 안쪽 면의 굴곡과 일치하도록 설계한 인체공학적 디자인도 자랑거리입니다. 한국인의 평균 손가락 길이가 6센티 인 것을 감안해 쥐고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작했습니다.

 


◆ "아이폰, 막강하나 이길 자신 있어"

 

Q : 애플 '아이폰4', 삼성전자 '갤럭시S', 팬택 '베가'로 이어지는 대결로 휴대전화 업계가 '3'된 상황인데요. 향후 시장전망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 아이폰이 막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폰과 정면으로 맞붙는다고 해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베가는 팬택이 모든 역량과 혼을 담아낸 제품입니다. 아이폰4, 갤럭시S와 겨뤄도 손색이 없습니다. 휴대폰 제조사중 처음으로 구글이 호환성을 인정한 '위드구글'(with google) 로고와 CTS 인증을 획득한 상황이 이를 방증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아이폰4 보다는 낫습니다. 물론 '베가'가 이들보다 더 나은 제품이지만요. 삼성전자는 국내 제조사의 맏형이자 대한민국 기업의 표상 아니겠습니까.

 

Q. 향후 또 다른 스마트폰 출시 계획과 대략적인 목표치를 제시해 주신다면요. 

==
당분간은 없습니다. 제품을 다량으로 내놓은 뒤 팔아먹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자르처럼 트렌드나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의미 있는 제품은 내놓을 수 있습니다. 연내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Q : 삼성전자나 SK텔레콤과 같은 업체와의 사업 협력 가능성은 어떨까요.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오랫동안 동지적 관계에 있지 않았습니까.

 

== 삼성이 자체 개발한 바다 플랫폼에 대해서도 제의만 있다면 개발할 생각이 있습니다. 삼성은 에코시스템 구축이나 와이브로와 같은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제조기업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수백억씩 풀어 에코시스템을 붕괴시키면 안됩니다.

SK텔레콤이 최근 갤럭시S에 마케팅 여력을 집중하고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베가'와 같은 훌륭한 역작을 (SK텔레콤이) 알아주지 않으면 떠날 수도 있으나 그런 확률은 없다고 봐야겠죠.

 

Q : 끝으로 한 말씀 주신 다면요. 

 

== 전쟁은 시작됐습니다. 애플발 지각변동은 팬택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의 고통이었으나 팬택에 새로운 도전과 숙제도 안기는 기회가 됐습니다. '베가'와 같은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계기로 단순휴대폰 제조사가 아닌 지능형 모바일기기 제조사로 팬택은 변모했습니다. 앞으로 보다 새로워진 팬택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박병엽 부회장은 1962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중동고와 호서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맥슨전자를 거쳐 1991년 팬택을 설립한뒤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았다.

이후 팬택 대표이사 부회장(2000)에 오른 뒤 2001년 현대큐리텔과 2005년 스카이텔레텍 을 각각 인수했다. 승승장구하던 팬택이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채권단은 이례적으로 경영책임자였던 박병엽 부회장에게 변함없이 경영권을 보장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이후 그는 주말을 반납한채 혹독한 구조조정과 기술개발로 회사살리기에 나서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등 회생실적으로 금융계와 전자통신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1년 무역의 날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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